명도만 생각합니다. 법무법인 명도의 김창범 변호사입니다.

  2020. 7. 31, 주택임대차법 개정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에는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에 관하여 규정되었고, 그와 더불어 임대인의 계약갱신거절 사유들도 규정되었습니다.

  위 사유들 중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문제가 많이 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제8호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을 포함한다)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에 관하여 최근 임차인에게 입증책임을 인정한 하급심 판례가 선고된 적이 있습니다.

  위 하급심 판례에서는, 임대인의 실거주 목적 사유는 임대인의 주관적 의도를 내용으로 하고 있어 임대인의 주관적 의도를 임차인 입장에서 용이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지만 임대인의 입장에서도 객관적으로 입증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특성이 있어 다른 사유와 동일한 정도의 판단기준 내지는 입증이 요구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6항에서 같은 조 제1항 제8호의 사유로 계약갱신을 하였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임대인이 제3자에게 임대차목적물을 임대한 경우에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도록 별도 규정을 두어 임대인이 표면적으로만 실거주 목적을 내세운 경우뿐 아니라 정당한 사유 없이 실거주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사후적으로 책임을 지도록 한 점 등을 이유로, 임대인은 실거주 예정임을 소명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를 제시하지 않고도 실거주 목적을 이유로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고, 임대인이 내세운 실거주 목적을 의심할 만한 합리적인 사유가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는 점에 대하여 임차인이 이를 주장·입증할 책임을 부담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가단5013199).

  그리고, 다른 하급심 판례에서는 임대인이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당시 또는 그 무렵에 임대인에게 실제 거주할 의사가 없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한 임대인으로서 실거주 목적을 이유로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그 이유 중 하나로 대안 반영으로 폐기된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100285)에는 ‘임대인이 임차주택에 실거주하여야 할 객관적 사유가 있는 경우’에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대안으로 채택된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102500)에서는 위와 같은 갱신거절 사유의 요건을 완화하여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ㆍ직계비속을 포함한다)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로 수정ㆍ반영되었던 점을 들기도 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가합596477).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후 아직 임대인의 실거주 목적 사유에 관한 대법원 판례까지 선고되지는 않았지만, 위 하급심 판례들을 참고하면, 임대인의 실거주 목적에 대하여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임차인이 적극적으로 임대인의 실거주 목적을 의심할 만한 사정을 밝혀내지 못한다면 위 분쟁에서 임차인은 패소할 수 있는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임대인의 일방적인 실거주 의사 통지만으로 계약갱신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되어 위 하급심 판례들이 부당해 보일 수도 있는데, 반면에 임대인 입장에서는 실거주 목적에 대해 입증할 방법이 없어 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내 집에 들어가서 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위 하급심 판례의 판단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위 하급심 판례들이 타당한지 여부를 떠나, 임차인 입장에서는 임대인으로부터 실거주 통보를 받는 경우 의심부터 하기보다는 임대인의 실거주 목적을 부정할 만한 정황이나 증거가 없는지, 소송 진행시 입증 가능성 및 승소 가능성 등을 먼저 살펴보고 대응여부 및 대응방법을 고민해 보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