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도만 생각합니다. 법무법인 명도의 정민경변호사입니다. 최근 상가건물임대차에 있어서 환산보증금을 초과하는 임대차가 묵시적으로 갱신되고, 이후 임대인이 해지통지를 한 경우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사실관계를 보면, 임대인과 임차인은 2015. 3. 31.부터 2018. 3. 30.까지 보증금 3억원, 월차임 2,250만원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월차임을 2,200만원으로 감액하는 내용으로 임대차계약을 갱신하였으나 별도의 기간을 정하지 아니하였습니다. 이후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해지를 통지하였고, 동 통지는 2019. 4. 5. 임차인에게 도달하였고, 임차인은 2019. 9. 4. 임대인에게 갱신을 요구하였습니다.

민법 제635조는 기간의 약정없는 임대차에 대하여 임대차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고, 토지, 건물 기타 공작물에 대하여는 임대인이 해지를 통고한 경우에는 6월, 임차인이 해지를 통고한 경우에는 1월이 경과하면 해지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임대인의 해지통고가 2019. 4. 5. 임차인에게 도달하여 6개월의 경과한 2019. 10. 5. 해지의 효력이 발생한다는 사실에는 다툼이 없으나, 임대차계약 해지의 효력이 발생하는 2019. 10. 5.로부터 1개월 전인 2019. 9. 4. 임차인의 한 갱신요구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가 정하는 갱신요구권으로서 효력이 있는지 여부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1심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은 임대차기간이 만료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갱신을 요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임대인의 해지통지가 임차인에게 도달한 후부터 6개월 동안 임대차계약이 존속한다고 할 것이어서 2019. 10. 5.이 임대차기간 만료일이므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정하는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2심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갱신요구권 행사기간을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라고 명시하고 있고,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은 임대차 중에서 기간을 정하지 않은 임대차에 대해서는 그 존속기간을 1년으로 본다는 특별한 임대차기간 의제 규정을 두어 갱신요구권 행사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 갱신요구권은 존속기간이 정해진 임대차를 적용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 민법 제635조는 자유로운 해지를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이에 대해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도 않으므로 1심과 같이 해석하는 것은 민법이 정하는 자유로운 해지권을 명문의 규정도 없이 제한하게 되는 것이며, 기간의 약정이 없는 임대차의 경우 임대인의 해지통고가 선행되어야 하므로 갱신요구권 행사기간 내내 명확한 시기가 확정되지 못한 상태어서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불합리한 결과에 이르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은 임대차기간이 정해져 있음을 전제로 한 것임을 명시하면서 기간을 정하지 않은 임대차의 경우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이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하여 2심의 판단을 원용하였습니다.

문제는 이와 같이 해석은 환산보증금을 초과하는 상가건물임대차에 있어서 갱신요구권 행사를 상당히 제한하게 된다는데 있습니다. 민법에 따라 임대차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는 경우 기간의 약정없는 임대차가 된다(대법원 1966. 10. 25. 선고 66다1467 판결)는 점을 고려하면, 환산보증금을 초과하는 임대차가 묵시적으로 갱신되면 임차인은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적용범위에 예외를 둔 취지에 반하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특별규정이라는 점에 주목하여 동법이 정하지 않는 내용까지 확장하여 민법의 규정을 제한할 수 없다고 본 것 같습니다. 입법과정에서 여기까지는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결국 환산보증금을 초과하는 상가건물임대차의 임차인이 10년의 갱신요구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묵시적으로 갱신되지 않도록 ‘임대차기간’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