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도만 생각합니다. 법무법인 명도의 김창범 변호사입니다.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1항에서는 임대인이 임대차기간 만료를 앞두고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들을 규정하고 있고, 그중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1항 제1호에서는 ‘임차인이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1항 제1호와 관련하여, 임차인이 3기의 차임액을 연체한 후 임대인에게 차임연체액을 지급한 경우에도 위 규정이 적용될 수 있는지가 문제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해당 사건에서 임차인측은 1심에서부터 3기의 차임연체 사실을 다투지 않으면서 차임연체금액을 임대인에게 지급하여 3기의 차임연체가 해소되어 임대인이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1항 제1호의 사유를 이유로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부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임대차기간 중 어느 때라도 차임이 3기분에 달하도록 연체된 사실이 있다면 그 임차인과의 계약관계 연장을 받아야들여야 할 만큼의 신뢰가 깨어졌으므로 임대인은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고, 반드시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당시에 3기분에 이르는 차임이 연체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21. 5. 13. 선고 2020다255429 판결).

  대법원은 위와 같이 판단한 근거로,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8에서는 ‘차임연체액이 3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라고 규정하고 있는 반면에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1항 제1호에서는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리고 문언을 달리하여 규정하고 있어,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1항 제1호의 취지는 임대차계약관계는 당사자 사이의 신뢰를 기초하므로 차임을 3기분에 달하도록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에까지 임차인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계약관계가 연장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언급하였습니다.

  대법원의 위와 같은 판단은 문언에 충실하며, 만약 임차인이 3기 이상의 차임을 연체한 상태에서만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1항 제1호를 적용할 수 있다고 해석한다면 3기의 이상의 차임연체로 임차인과의 계약관계에서 벗어나고 싶은 임대인이 계약갱신을 거부할 수 없게 되고 오히려 3기 이상의 차임을 연체한 임차인이 보호되는 결과가 초래되므로, 임대인과 임차인의 형평까지 도모한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상가건물 임차인이 경제불황 등 임차인이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제대로된 영업을 하지 못하여 차임 지급시기에 제때 차임을 지급하지 못하였다가 차임연체액을 지급하였거나, 임대인이 임차인의 차임연체 상황을 양해하며 임대차관계를 계속 유지하다가 임차인 차임연체액을 지급하고 임대차관계를 해소할 만한 다른 사정이 없는 경우까지 임차인의 3기 이상의 차임연체를 이유로 계약갱신이 되지 않는다면, 임차인은 계약갱신을 통한 영업기회 뿐만 아니라 권리금 회수기회도 보장받지 못하여 임차인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임대기간 중 임차인의 3기 이상의 연체차임 사실이 있다고 하여 일률적으로 임대인의 계약갱신 거부를 인정할 것이 아니라, 임차인이 차임을 연체한 사정 및 연체금액, 연체기간, 차임연체 후 임대인과 임차인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여 계약갱신을 거부할 정도로 임대인과 임차인의 신뢰관계가 깨졌는지를 실질적으로 판단해 볼 필요성도 있어 보입니다.

  끝으로, 상가건물 임차인의 입장에서는 임대기간 중 3기 이상의 차임연체 사실 발생한다면 계약갱신을 못하게 될 뿐만 아니라 권리금 회수기회까지 상실하게 되어 상당한 손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임대기간 중 3기 이상의 차임연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하고, 코로나 관련 임시특례조항인 상가임대차법 제10조9을 고려하여 3기 이상의 차임연체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