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도만 생각합니다. 법무법인 명도의 정민경변호사입니다. 집합건물은 별도의 관리단을 구성하거나 구분소유자들이 개별적인 계약을 통해 건물을 관리하곤 하는데요, 점유자(소유자 또는 임차인)이 관리비를 납부하지 아니하는 경우 관리주체가 단전·단수조치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의 관리규약을 정하거나 약정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장기간 관리비의 미납으로 단전·단수를 하는 경우가 발생하곤 하는데요, 규약이나 약정이 있다고 하여 무작정 단전·단수를 한다면 형사상 업무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더불어 불법행위가 성립할 경우 영업이익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여야할 수도 있는데요, 우리 법원은 단전·단수에 이른 사안에 따라 업무방해죄나 불법행위책임을 달리 보고 있습니다.

  최근 선고된 대법원 판결도 기존의 판례를 원용하며 동일한 해석을 하였습니다. 집합건물의 관리단 등 관리주체가 단전조치를 하기 위해서는 법령이나 규약 등에 근거가 있어야 하고, 단전조치의 경위, 동기와 목적, 수단과 방법, 입주자가 입게 된 피해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정도의 상당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대법원 2006. 6. 29. 선고 2004다3598, 3604 판결,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2다76713, 76720 판결 참조)입니다.

  대법원 2021. 9. 16. 선고 2018다38607(반소) 손해배상(기) 사건은 관리단이 관리비를 장기간 지급하지 아니한 점유자가 관리비 지급과 관련된 확정판결(조정조서)을 이행하지 아니하고 추가로 발생한 관리비도 지급하지 아니하자 9차례 걸쳐 내용증명으로 관리비를 지급하지 아니하면 관리규약을 근거로 단전하겠다고 통지한 후 단전하자 점유자가 위법한 단전조치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기존의 판례를 원용하면서 이에 덧붙여 단전조치에 관하여 법령이나 규약 등에 근거가 없거나 규약이 무효로 밝혀진 경우 단전조치는 원칙적으로 위법하나, 관리주체나 구분소유자 등이 규약을 유효한 것을 믿고 규약에 따라 집합건물을 관리하였는지, 단전조치를 하지 않으면 집합건물의 존립과 운영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지, 구분소유자 등을 보호할 가치가 있는지 등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정도의 상당성을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단전조치가 위법하지 않다며 단전조치 등에 관한 근거 규약 등을 보다 완화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점유자가 수천만 원에 이르는 관리비를 체납하였고, 이로인해 한국전력공사에서 전기사용계약 해지를 통지하였으며, 운영위원회가 대책 논의를 통해 입주민 중 76%의 동의를 거쳤고, 9차례에 걸쳐 단전조치를 예고하였으며, 점유자가 영업을 종료하였음을 확인한 후 단전조치를 한 사안으로 관리규약이 결의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이지만 점유자도 본 소송에 이르기까지 그 효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유효한 관리규약으로 인식하였고, 관리단도 관리규약에 기초하여 건물을 관리하였다는 점에서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갖추었다고 보았습니다.

  단전·단수로인한 업무방해죄 성립여부에 대한 판례를 보더라도 사회통념상 허용될만한 정도의 상당성이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임대차계약 또는 관리규약 등에 차임 또는 관리비 연체시 단전·단수를 할 수 있다고 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임대인 또는 공동소유자들의 손해정도, 미납대금의 지급요청과 단전·단수에 대한 최고 횟수, 점유자의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 등이 상당한 정도에 이르지 않는 한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 경우 업무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으므로 단전·단수와 같은 극단적인 방법은 지양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