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도만 생각합니다. 법무법인 명도의 정민경변호사입니다. 

상가건물 임차인에게 보장되는 ‘갱신요구권’은 많이 알려진 권리인데요, ‘갱신거절권’은 다소 생소한 단어일 것입니다. 임차인의 갱신거절권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는 규정되어 있지 않은 권리인데요, 주택임대차보호법과 구별되는 부분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제1항은 임대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임차인에게 갱신거절의 통지를 하지 아니하거나 계약조건을 변경하지 아니하면, 갱신하지 아니한다는 뜻의 통지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기간이 끝난 때에는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본다고 정하면서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통지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또한 같다고 하여 임차인의 갱신거절권을 정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제10조 제1항에서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없이 거절하지 못하다고 하여 임차인의 ‘갱신요구권’을 정하고 있으나,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1개월 전까지 갱신거절을 할 수 있다는 ‘갱신거절권’을 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상가건물임대차의 경우 임대인이 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을 종료하려는 데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임차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떤 임대인과 임차인이 특약사항으로 ‘임대인 또는 임차인이 기간만료 3개월 전까지 본 임대차계약의 종결 또는 조건 변경의 의사를 명시한 서면통지를 하지 않을 경우 본 임대차계약과 동일한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을 12개월 단위로 연장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을 정하였고, 이후 임차인이 임대차계약 종료 1개월 전에 임대차계약 갱신거절의 의사를 통지하여 그 효력이 문제되었습니다.

우선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5조는 이 법의 규정에 위반된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정하고 있는데요,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에게 임대차계약 종료 3개월 전까지 갱신거절을 하여야 한다는 특약이 ①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규정되어 있는 것인지, ②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임대차계약 종료를 위한 의사표시를 임대차계약 종료 3개월 전까지 해야 한다는 약정이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인지 의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임차인의 상황에 따라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는 반면, 임대인 입장에서는 3개월 전까지는 꼭 갱신거절을 해야 하므로 임대인의 권리행사를 더 제한하는 약정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 특약이 임차인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 논란이 있지만,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는 ‘임차인의 갱신거절권’에 대한 규정이 없으므로 임차인에게 불리한지 여부와 관계없이 위 특약은 유효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나10776호 항소심 법원은 임차인의 갱신거절권을 인정한 원심과 달리 위 특약이 유효하다는 것을 전제로 임차인의 갱신거절권은 특약이 있는 경우 인정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임차인이 상고하였으나,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아 상고가 기각되어 대법원의 입장을 확인할 수는 없었습니다.

임차인의 갱신거절권 규정유무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과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가장 큰 차이입니다. 이 외에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개정으로 도입된 갱신요구권도 구체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는데요, 가장 큰 차이는 갱신요구권 행사로 임대차계약이 갱신된 경우 주택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차계약의 해지를 통지할 수 있는 반면에 상가건물 임차인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으로 큰 변동이 있다 보니 상가건물임차인이 장기간 보장되는 임대차기간을 무조건 환호할 수만은 없는 상황으로 임차인의 갱신거절권이나 갱신요구에 따른 임대차계약의 종료 등 입법적인 해결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