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시효의 완성과 소급효

명도만 생각합니다.

법무법인 명도, 정민경변호사입니다.

 오랜 기간 자신의 소유라고 생각하고 점유하였다면 그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매우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는데요, 우리 민법은 제245조 제1항에서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하는 자는 등기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하여 ‘점유취득’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제245조(점유로 인한 부동산소유권의 취득기간)

①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하는 자는 등기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

②부동산의 소유자로 등기한 자가 1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선의이며 과실없이 그 부동산을 점유한 때에는 소유권을 취득한다.

  점유취득은 ①20년 동안 ②평온, 공연하게 ③소유의 의사로 점유(자주점유) 할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으므로 점유자가 부동산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점유한 기간이 20년을 도과하는 순간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발생하게 됩니다.  아직은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것은 아니라는 것인데요, 규정에도 정확히 언급되어 있듯이 ‘등기’하여야 최종적으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됩니다.

  때문에 점유자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언제 취득하였는지에 따라 부동산 소유자와의 관계에 있어서 다양한 법리가 해석되고 있습니다. 부동산의 소유자가 점유취득시효 완성 전에 변경되었는지 완성 후에 변경되었는지 등에 따른 복잡한 해석이 있는데요, 이번 이야기는 취득시효의 완성과 압류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민법 247조 제1항은 전 2조(부동산 및 동산의 점유취득시효에 관한 규정)의 규정에 의한 소유권취득의 효력은 점유를 개시한 때에 소급한다고 하여 점유취득시효 완성에 따라 등기를 마치면 점유를 개시한 때부터 소유권을 취득하게 됩니다.

제247조(소유권취득의 소급효, 중단사유)

①전2조의 규정에 의한 소유권취득의 효력은 점유를 개시한 때에 소급한다.

②소멸시효의 중단에 관한 규정은 전2조의 소유권취득기간에 준용한다.

  대법원은 부동산점유취득시효는 20년의 시효기간이 완성한 것만으로 점유자가 곧바로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은 아니고 민법 제245조에 따라 점유자 명의로 등기를 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며, 이는 원시취득 (대법원 1991. 10. 22. 선고 90다16283 판결, 1993. 10. 12. 선고 93다1886 판결 등 참조) 에 해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소유자의 소유권에 가하여진 각종 제한에 의하여 영향을 받지 아니하는 완전한 내용의 소유권을 취득하게 된다(대법원 2004. 9. 24. 선고 2004다31463 판결)고 판시하면서 이와 같은 소유권취득의 반사적 효과로서 그 부동산에 관하여 취득시효의 기간이 진행 중에 설정된 부담(저당권, 가등기, 압류, 가압류 등)은 소멸한다고 하였습니다.

소유권확인

[대법원 1991. 10. 22., 선고, 90다16283, 판결] 

【판시사항】

가. 민법 시행일 전에 취득시효의 완성으로 부동산 소유권을 취득하였으나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지 아니한 자의 권리

나. 통행지역권의 시효취득 요건

【판결요지】

가. 민법 시행일 전에 취득시효가 완성되어 부동산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할지라도 같은 법 부칙 제10조 제3항에 의하여 시행일로부터 같은조 제1항 소정의 6년 내에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지 아니하면 그 소유권을 상실하고 시효취득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있음에 불과하다.

나. 민법 제294조는 지역권은 계속되고 표현된 것에 한하여 같은 법 제245조의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점유로 인한 지역권 취득기간의 만료로 통행지역권을 시효취득하려면 요역지의 소유자가 타인의 소유인 승역지 위에 통로를 개설하여 그 통로를 사용하는 상태가 위 제245조에 규정된 기간 동안 계속되어야 한다.

소유권이전등기말소

[대법원 1993. 10. 12., 선고, 93다1886, 판결] 

【판시사항】

가. 무권리자로부터 토지를 매수한 자의 점유의 성질

나. 농민 아닌 사람이 농지를 시효취득할 수 있는지 여부

다. 농지의 시효취득에 있어서 농지개혁법 제19조 제2항의 적용 여부

【판결요지】

가. 토지매수인이 매매계약에 기하여 목적토지의 점유를 취득한 경우에는그 매매가 설사 타인의 토지의 매매로서 그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매수인의 점유는 소유의 의사로써 하는 것이라고 해석된다.

나. 농지개혁법이 농민이 아닌 사람의 농지의 취득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는 아니할 뿐 아니라 농민이 아닌 사람의 점유로 인한 농지소유권의 시효취득을 금지하고 있지 않으므로 농민이 아닌 사람도 농지를 시효취득할 수 있다.

다. 시효취득은 원시취득이어서 농지개혁법 제19조 제2항의 적용이 없다.

소유권이전등기등

[대법원 2004. 9. 24., 선고, 2004다31463, 판결] 

【판시사항】

부동산점유취득시효완성으로 인한 소유권 취득의 법적 성질(=원시취득) 및 취득시효기간이 완성되었으나 점유자 앞으로 등기가 마쳐지지 않은 경우, 그 부동산에 설정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가등기에 의하여 보전된 매매예약상의 권리의 소멸 여부(소극)

【판결요지】

부동산점유취득시효는 20년의 시효기간이 완성한 것만으로 점유자가 곧바로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은 아니고 민법 제245조에 따라 점유자 명의로 등기를 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며, 이는 원시취득에 해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소유자의 소유권에 가하여진 각종 제한에 의하여 영향을 받지 아니하는 완전한 내용의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고, 이와 같은 소유권취득의 반사적 효과로서 그 부동산에 관하여 취득시효의 기간이 진행중에 체결되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가등기에 의하여 보전된 매매예약상의 매수인의 지위는 소멸된다고 할 것이지만, 시효기간이 완성되었다고 하더라도 점유자 앞으로 등기를 마치지 아니한 이상 전 소유권에 붙어 있는 위와 같은 부담은 소멸되지 아니한다.

  즉, 점유자가 20년 동안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점유하는 동안 소유자가 소유권자로서 근저당권설정, 매매예약 가등기 등과 같이 부동산에 각종 권리를 설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권리의 권리자는 등기를 마치고 소유권을 취득한 점유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우리 법원은 점유취득시효기간이 완성된 후 부동산에 관한 권리를 취득한 자에 대하여는 달리 해석하고 있습니다. 위 대법원 2004. 9. 24. 선고 2004다31463 판결을 보면 시효기간이 완성되었다고 하더라도 점유자 앞으로 등기를 마치지 아니한 이상 전소유권에 붙어 있는 부담은 소멸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는데요, 최근 서울고등법원에서는 시효기간이 완성된 후 등기 전에 생긴 새로운 이해관계에 대해서는 시효취득의 소급효가 제한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서울고등법원 판결을 자세히 보면, 점유자는 1995. 4. 24. 부동산을 점유하기 시작하였고, 2014. 1. 10. 압류등기가 이루어진 후 2015. 4. 23. 20년의 점유취득시효기간이 완성되어 2015. 4. 23. 등기를 마쳤으므로 민법 제247조 제1항에 따라 압류는 소멸한다고 하여야 하고 이는 과세관청이 체납처분으로 한 압류라고 하여 달리 취급할 것은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이와 같이 취득시효 완성 전에 압류가 이루어진 경우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해석하면서 취득시효기간이 만료된 토지의 점유자는 그 기간만료 당시의 토지소유자에 대하여 시효취득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짐에 그치고 취득시효기간만료 후에 새로이 그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사람에 대하여 시효취득으로 대항할 수 없다(대법원 1991. 4. 9. 선고 89다카1305 판결 등)는 판례를 원용하면서 취득시효 완성 전에 생긴 이해관계인에 대해서는 민법 제247조 제1항에 따른 시효취득의 소급효가 그대로 인정되는 반면에 취득시효 완성 후 그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 전에 생긴 새로운 이해관계인에 대해서는 소급효가 제한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8. 11. 14. 선고 2018누58365 판결).

대지인도등

[대법원 1991. 4. 9., 선고, 89다카1305, 판결] 

【판시사항】

가. 지적공부에 등록된 토지소유권의 범위 확정방법

나. 환지처분과 관습상의 법정지상권

다. 취득시효기간만료 후의 토지소유권취득자에 대하여 시효취득으로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가. 어떤 특정한 토지가 지적공부에 1필의 토지로 등록되었다면 그 토지의 소재, 지번, 지목, 지적 및 경계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등록으로써 특정되었다 할 것이므로 그 토지의 소유권의 범위는 지적공부상의 경계에 확정하여야 할 것이다.

나. 환지로 인하여 새로운 분할지적선이 그어진 결과 환지 전에는 동일인에게 속하였던 토지와 그 지상건물의 소유자가 달라진 경우에 환지의 성질상 건물의 부지에 관하여 소유권을 상실한 건물소유자가 그 환지된 토지(건물부지)에 대하여 건물을 위한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을 취득한다거나 그 환지된 토지의 소유자가 그 건물을 위한 관습상 법정지상권의 부담을 안게 된다고는 할 수 없다.

다. 취득시효기간이 만료된 토지의 점유자는 그 기간만료 당시의 토지소유자에 대하여 시효취득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짐에 그치고, 취득시효기간만료 후에 새로이 그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사람에 대하여는 시효취득으로 대항할 수 없다.

  점유취득시효기간의 완성은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라는 채권을 취득하는 것에 불과하여 등기 전에 소유권을 취득한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점에서 착안한 해석으로 보이는데요, 저당권, 가등기, 압류, 가압류 등의 권리가 설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점유취득시효기간을 완성한 점유자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행사는 제한되지 않으므로 점유자는 취득시효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고, 그렇다면 민법 제247조 제1항에 따라 소급효가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채권적 청구권이기 때문에 시효기간 완성으로 소유권이전청구권이라는 채권이 생겼더라도 그 채권을 제3자에게 행사할 수는 없다는 것과 점유취득시효로 소유권을 취득한 점유자(소유자)가 그 부동산에 설정된 권리를 전부 인수하는지 여부는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입니다.

  민법 제247조 제1항은 어떤 조건도 없이 점유취득시효기간 완성으로 취득한 소유권은 점유개시시로 소급한다고 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울고등법원 판결이 대법원의 판단을 받지 못하였다는 것이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