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회수기회의 방해

(서울서부지방법원 2018. 4. 11. 선고 2016가단244746, 2017가단229829 판결)

명도만 생각합니다.

법무법인 명도, 정민경변호사입니다.

권리금회수기회권은 현존하는 모든 상가건물임대차계약의 임차인에게 인정되는 권리인 만큼 임대인 입장에서는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조율하는 과정해서 ‘방해행위’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임대인이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의 체결 거절할 정당한 사유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데요, 그 해석에 있어서 여전히 논란이 많아 구체적인 사건에서 특정 행위가 방해행위인지 정당한 사유인지 판단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이야기에 이어 사례의 권리금 쟁점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사례의 임차인(피고)은 권리금회수기회권을 주장하며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였는데, 원고는 보증금 5,000만 원, 월차임 240만 원 정도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런데 임대차계약 내용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신규임차인이 영업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정화조 공사가 필요했는데, 건물 구조상 정화조 공사가 불가능하였습니다. 결국 신규임차인은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포기하였습니다. 피고는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지 못한 것은 원고가 지나치게 높은 임대차보증금, 임료를 요구하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은 제3호에서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상가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그 밖의 부담에 따른 금액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는 명백한 방해행위임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10조의4(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등)

 ①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권리금 계약에 따라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제10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18. 10. 16.>

1.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수수하는 행위

2.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 하여금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

3.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상가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그 밖의 부담에 따른 금액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

4. 그 밖에 정당한 사유 없이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제1항제4호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본다.

1.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보증금 또는 차임을 지급할 자력이 없는 경우

2.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위반할 우려가 있거나 그 밖에 임대차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3.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을 1년 6개월 이상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아니한 경우

4. 임대인이 선택한 신규임차인이 임차인과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고 그 권리금을 지급한 경우

③ 임대인이 제1항을 위반하여 임차인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 경우 그 손해배상액은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한다.

④ 제3항에 따라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는 임대차가 종료한 날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한다.

⑤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의 보증금 및 차임을 지급할 자력 또는 그 밖에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이행할 의사 및 능력에 관하여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제공하여야 한다.

[본조신설 2015. 5. 13.]

 앞서 명도이야기(시즌4-4화)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이 얼마나 높아야 하는지 여부는 결국 실제 주변 시세에 비추어 판단할 것이라는 점을 언급한 바가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시세 감정 등을 거치지 않아 주변 시세에 비해 고액의 조건임을 밝히지 못했는데요, 원고는 보증금을 동결하는 정도까지 조건을 조정할 의사가 있었고, 차임을 30만 원 증액하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이 사건에서 눈여겨 봐야하는 점은 차임과 보증금 증액과 같이 규정이 명확한 사정이 아니라 다른 임대차계약 내용 조절과정에서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지 않는 경우에는 어떻게 봐야하는지 여부입니다.

  원고는 신규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신규임차인이 운영하고자 하는 업종에 맞는 시설을 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시하였는데요, 법원은 신규임차인이 임대차계약을 포기한 것은 높은 보증금과 임료 때문이 아니라 영업을 하기 위한 정화조를 새로 설치할 수 없고 영업허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의 손해배상청구는 이유가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 4 제1항은 각 호로 방해행위를 규정하는 동시에 같은 조 제2항에서 같은 법 제10조 제1항 각 호의 사유(임차인의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사유) 외 네 가지의 정당한 사유를 정하고 있습니다.

[방해행위]

1.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수수하는 행위

2.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 하여금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

3.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상가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그 밖의 부담에 따른 금액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

4. 그 밖에 정당한 사유 없이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

[정당한 사유]

1.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보증금 또는 차임을 지급할 자력이 없는 경우

2.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위반할 우려가 있거나 그 밖에 임대차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3.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을 1년 6개월 이상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아니한 경우

4. 임대인이 선택한 신규임차인이 임차인과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고 그 권리금을 지급한 경우

  방해행위로 정한 4호의 ‘그 밖에 정당한 사유 없이’ 중 정당한 사유가 무엇인지를 별도의 항에서 네 가지를 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을 거절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는 위 네 가지 밖에 없다고 봐야하는지 문제가 됩니다. 이에 관하여 정당한 사유에 관하여 정하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 4 제2항은 예시적 규정으로 같은 법 제1항 제4호의 ‘정당한 사유’는 위 규정 외라도 사안에 따라 인정될 수 있다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정화조 설치는 실제로 설치가 불가능하였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는데요, 다만 법원은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에게 임차인 입장에서 불리한 사정을 고지하는 하여 임차인이 스스로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포기하는 것은 방해행위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만약 정화조 설치가 가능한데 임대인이 건물에 정화조를 새로이 설치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신규임차인이 기존 임차인의 업종과 달리 임대인이 원하지 않는 업종을 운영할 목적이어서 이를 거절한 경우라면 어떨까요?

  권리금회수기회권이 법률상 인정된 지 4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사안에 있어서 어떻게 해석하여야 하는지 많은 쟁점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임대인이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핵심적인 요건이기에 앞으로도 상당기간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