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 사례(1)

(수원지방법원 2018. 5. 31. 선고 2017나78865, 78872 판결)

명도만 생각합니다. 

법무법인 명도, 정민경변호사입니다.

최근 최초로 판단된 권리금에 관한 대법원 판결에 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법원에서 판단한 사건의 임대인 측 소송대리인은 위헌심판제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한 동안 권리금회수기회권에 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논란 속에서도 하급심 판례는 계속 쌓여가고 있는데요, 권리금에 관한 규정들이 실제 사례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법무법인 명도가 직접 겪은 사건부터 하나씩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1.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은 2015. 5. 13.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권리금회수기회권이 신설되고 불과 3개월 만에 발생한 문제였는데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3항의 손해배상의무가 성립하는지 여부는 가장 중요한 쟁점입니다. 

제10조의4(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등)

①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권리금 계약에 따라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제10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18. 10. 16.>

1.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수수하는 행위

2.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 하여금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

3.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상가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그 밖의 부담에 따른 금액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

4. 그 밖에 정당한 사유 없이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제1항제4호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본다.

1.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보증금 또는 차임을 지급할 자력이 없는 경우

2.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위반할 우려가 있거나 그 밖에 임대차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3.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을 1년 6개월 이상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아니한 경우

4. 임대인이 선택한 신규임차인이 임차인과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고 그 권리금을 지급한 경우

③ 임대인이 제1항을 위반하여 임차인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 경우 그 손해배상액은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한다.

④ 제3항에 따라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는 임대차가 종료한 날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한다.

⑤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의 보증금 및 차임을 지급할 자력 또는 그 밖에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이행할 의사 및 능력에 관하여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제공하여야 한다. [본조신설 2015. 5. 13.]

이 밖에도 임대차계약 종료에 따른 건물인도소송에서 자주 쟁점으로 등장하는 동시이행항변과 점유자의 부당이득, 관리비 부담여부가 문제되었는데요, 

이에 관하여는 다른 이야기에서 다뤄보기로 하고 이번 이야기에서는 권리금에 관한 쟁점만 다루고자 합니다.

2.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가 정하는 손해배상 성립여부

   이 사건 1심과 2심은 모두 임대인들의 손해배상의무를 인정하지 않았는데요, 그 이유를 정리해보면 ①임차인은 주선하고자 하는 신규임차인을 특정하여 신규임차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없고, ②임대인2가 제시한 조건이 고액의 차임을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가. 신규임차인 주선과 신규임차인에 관한 정보제공의무 

  항소심 판결문을 보면, 권리금에 관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성립하려면 임차인이 이 사건 각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3개월 전(개정되어 지금은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시까지 적어도 특정한 신규임차인을 주선하고, 그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제공하였어야 하며, 이에 대하여 임대인들이 제1항 각 호의 방해해위를 하여 권리금을 회수할 수 없었어야 한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즉, 주선행위(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와 신규임차인에 대한 

정보제공의무(같은 법 제5항)는 손해배상청구권의 성립요건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선행위가 무엇인지 그 정의를 판시한 대법원 판례는 없지만, 적어도 신규임차인을 특정하고 그에 대한 정보를 임대인에게 제공하여 임대인이 신규임차인과 임대차계약에 관하여 협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행위 정도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 사건 판례도 임차인이 이 정도의 요건을 갖추어야 함을 판시하였습니다.

 나.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은 임대인의 방해행위의 유형을 각 호로 언급하고 있는데요,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상가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그 밖의 부담에 따른 금액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제3호)를 

방해행위로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현저히 고액’이 어느 정도인지가 문제되고 있는데요, 이 사건의 경우 임차인은 2015년 당시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차임 45만 원을 지급하고 있었고, 임대인2는 보증금 1,500만 원에 65만 원을 신규임대차계약의 조건으로 제시하였습니다. 

  임차인은 시세에 관한 감정을 진행하였고, 그 결과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차임 445,000원으로 산정되었으며 주변 상가건물의 시세는 보증금 1,500만 원에 월차임 60만 원 정도로 조사되었습니다. 

  또, 임대인2는 임차인으로부터 건물을 인도받은 후 다른 임차인과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차임 60만 원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런 사정에 비추어 보았을 때, 1심과 2심은 모두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에게 고액의 차임을 요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앞서 대구고등법원 2017. 10. 26 선고 2016나1770, 1787 판결에서 기존 임차인의 조건보다 40%를 인상하는 것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것과 같이 기존 임차인과의 임대차조건이 아니라 조건 제시 당시의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그 밖의 부담에 따른 금액을 기준으로 판단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건물명도·손해배상(기)

[대구고법 2017. 10. 26., 선고, 2016나1770, 1787, 판결 : 상고] 

【판시사항】

상가건물을 임차하여 약국을 운영하는 甲이 임대차계약이 종료되기 전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乙이 약국을 임차할 수 있도록 주선하고 권리금을 받기로 하는 권리금계약을 체결하였으나, 건물의 소유자인 丙이 임대차계약에 관한 협의 과정에서 乙에게 약사자격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예금잔고증명서, 약국운영 계획서 등의 제출을 요구하는 한편 기존의 월 차임보다 40% 넘게 인상된 액수를 계약 조건으로 제시하여 임대차계약에 관한 협의가 결렬되자, 甲이 임대차계약 종료 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에서 정한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였다는 이유로 丙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丙 등에게 임대차계약에 관한 甲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였음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상가건물을 임차하여 약국을 운영하는 甲이 임대차계약이 종료되기 전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乙이 약국을 임차할 수 있도록 주선하고 권리금을 받기로 하는 권리금계약을 체결하였으나, 건물의 소유자인 丙이 임대차계약에 관한 협의 과정에서 乙에게 약사자격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예금잔고증명서, 약국운영 계획서 등의 제출을 요구하는 한편 기존의 월 차임보다 40% 넘게 인상된 액수를 계약 조건으로 제시하여 임대차계약에 관한 협의가 결렬되자, 甲이 임대차계약 종료 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임대차법’이라 한다) 제10조의4(이하 ‘보호규정’이라 한다)에서 정한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였다는 이유로 丙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위 보호규정의 내용,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하여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2항에 따라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사정만으로 위 보호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어, 甲의 임대차계약에 위 보호규정이 적용될 수 있으나, 제반 사정에 비추어 丙 등이 甲이 주선한 乙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가리켜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 없이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甲이 주선한 乙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각호에 규정된 방해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丙 등에게 임대차계약에 관한 甲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였음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한 사례.

3. 검토의견   

이 사건은 항소심까지 약 3년의 시간이 소요되었는데요, 권리금에 관한 규정이 신설되고 상당히 이른 시기에 진행된 사건인 만큼 신중하게 중요한 쟁점이많이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의 판단은 그 동안 판시된 다른 하급심 판결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해석이었는데요, 앞으로 대법원에서 정리할 필요가 있는 쟁점들이지만 그 해석이 크게 다르지는않을 것이라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

한편, 이 사건에서는 권리금과 시세(보증금과 차임)감정이 모두 이루어졌는데요, 시세 감정에서 감정결과와 호가(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언급되는 시세)에 

차이가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감정결과가 판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감정 방법, 절차 등에 관한 충분한 논의도 함께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명도이야기”의 저작권은 법무법인 명도에 있으며, 출처를 밝히는 경우 재배포 가능합니다.

[면책공고] 본 칼럼의 모든 정보는 사견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