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의 채무불이행과 권리금회수기회권

명도만 생각합니다.

법무법인 명도, 정민경변호사입니다.

  임차인의 갱신요구권 행사를 저지할 수 있는 사유는 권리금회수기회권 행사 또한 저지할 수 있는데요, 지난 이야기에서 이 중 3기 이상의 차임연체 사실이 있는 경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임차인이 3기 이상의 차임을 연체하였다는 것은 임차인이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임대인의 신뢰에 반하는 행위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차임을 연체하는 행위 외에도 몇 가지를 그 사유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 중 중요한 사유는 임대인의 동의 없이 목적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대한 경우입니다.

   무단 전대는 임차인이 임대차목적물을 임대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건물을 제3자로 하여금 사용하게 하는 것으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서 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민법 제629조에서 임차인은 임대인의 동의 없이 그 권리를 양도하거나 전대할 수 없고, 이 경우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임대차계약은 당사자 간의 신뢰를 전제로 하고 있고, 임대차계약은 임대차목적물을 임차인으로 하여금 사용케 하는 계약이라는 점에서 임차인이 임대차목적물을 임의로 제3자에게 사용케 하는 것은 임대인의 신뢰에 반하는 행위라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되는 것은 임차인이 임대차목적물의 ‘일부’를 전대한 경우입니다.

  민법 제632조는 임차인이 그 건물의 소부분을 타인에게 사용하게 하는 경우에는 적용하지 않는다고 하여 건물 소부분에 대한 전대의 경우 민법 제629조가 적용되지 아니합니다.

   그런데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는 ‘일부’를 전대한 경우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어 과연 ‘소부분’을 전대한 경우 ‘일부’의 전대에 해당하여 임차인의 갱신요구권을 거절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됩니다.

   이에 관한 판례는 없지만 과거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8이 신설되기 전, 3기 차임이 연체된 사실에 관한 것은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하는 것이고 임대차계약 해지에 관하여는 별도의 규정이 없으므로 민법 제640조에 따라 2기의 차임을 연체한 경우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는 점(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다28486 판결 참조)에 비추어 보았을 때, 임대차계약 해지 사유와 갱신요구권 거절 사유는 별도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고, ‘소부분’과‘일부’를 구분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며,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선량한 임차인을 특별히 보호하기 위해 임대인의 소유권을 제한하는 민법의 특별법이라는 점에서 임차인이 일부라도 임대인의 동의 없이 전대하였다면 임대인이 민법상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임차인의 갱신요구는 거절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형평에 맞는 해석이 아닐까합니다.

   그 밖에 임차인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하였거나 임차한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고의나 중과실로 파손한 경우, 기타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는 등 임차인이 계약상 의무를 위반하거나 신뢰에 반하는 행위를 한 경우 갱신요구권의 행사는 제한됩니다.

   임차인의 채무불이행은 신뢰에 반하는 행위의 가장 구체적이고 명확한 행위라 할 수 있고, 계약상 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임차인만이 갱신요구권이나 권리금회수기회권과 같은 법률상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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