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임차인에 관한 정보제공의무

  지난 이야기에서 권리금 회수기회권을 행사할 때 신규임차인을 주선하는 행위가 필요하다는 점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았는데요, 신규임차인 주선과 함께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신규임차인에 관한 정보제공의무입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은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권을 규정하고, 이를 방해할 경우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면서 제5항에서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의 보증금 및 차임을 지급할 자력 또는 그 밖에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이행할 의사 및 능력에 관하여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제공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임대차계약은 계속적 계약으로, 계속적 계약은 당사자 상호간의 신뢰관계를 그 기초로 하는 것이므로, 당해 계약의 존속 중에 당사자의 일방이 그 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그로 인하여 계약의 기초가 되는 신뢰관계가 파괴되어 계약관계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르게 된 경우에는 상대방은 그 계약관계를 막바로 해지함으로써 그 효력을 장래에 향하여 소멸시킬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1995. 3. 24. 선고 94다17826 판결)는 판례에서 알 수 있듯이 당사자 간의 신뢰관계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정하는 권리금 회수기회권은 임대인으로 하여금 임차인이 일방적으로 주선한 신규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이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할 수 없도록 한 권리이므로 임대인은 신규임차인이 차임을 잘 지급할 수 있는지, 임차건물에서 성실히 영업을 할 의사가 있는지 등 어떠한 정보도 모른 채 신뢰관계 없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권리금 회수기회권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면서 임차인의 신규임차인에 관한 정보제공의무를 규정하기에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임차인은 신규임차인에 관하여 어느 정도까지 정보를 제공하여야 할까요?

  또,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아니한 경우 임대인은 이를 이유로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할 수 있을까요?

이  에 관하여 수원지방법원 2016. 5. 18. 선고 2015가단42311 판결에서는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신규임차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막연히 불특정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요구하였다가 충분한 협의기간을 두지 않고 임차인의 내부 사정으로 바로 권리금계약을 해제한 행위는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를 위한 임대인과의 협의절차 및 신규임차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임대인이 이를 이유로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절함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하였고, 같은 법원 2018. 8. 30. 선고 2018나56251 판결에서는 주선하고자 하는 신규임차인의 이름, 연락처 등 기본적인 인적사항, 신규임차인의 재정상태, 장래 운영할 업종 등 신규임차인과의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도 제공한 바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임차인의 임대인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하기도 하였습니다.

   한편, 부산지방법원 2018. 10. 17. 선고 2017나58571(본소), 2017나58595(반소) 판결에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5항은 임대인에게 신규임차인과 임대차계약 체결 여부를 고려함에 있어 신규임차인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기회를 제공함에 그 주된 목적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임차인으로서는 자신이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신규임차인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면 족하다고 하여 위 규정의 목적과 임차인의 정보제공의무의 범위를 제한하였습니다.

   위 수원지방법원 판결과 부산지방법원 판결을 종합해보면, 임차인은 적어도 통상의 임대차계약 체결에서 있어서 임대인에게 제공되는 정보정도는 임대인에게 제공을 하여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고, 이를 제공하지 않아서 임대인이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한다면 정당한 거절 사유에 해당할 수 있으며, 나아가 주선행위가 아닌 것으로까지 해석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임대인이 임대료의 지급능력이나 업종, 임차인으로서의 의무이행 의사 등과 같은 일반적인 정보를 넘어서 과도한 정보를 요구하여 그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 것은 정당한 거절 사유로 해석되기 어렵고, 신규임차인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여 임대인이 손해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임차인이 그 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것이 아닌 이상 임차인에게까지 그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없지만, 임차인의 신규임차인 주선행위나 정보제공의무는 공인중개사의 중개행위에 이르지는 않더라도, 일반적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당사자 간에 주고받는 정보가 제공된 상태에서 임대인과 신규임차인이 임대차계약 내용을 구체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는지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명도이야기"의 저작권은 법무법인 명도에게 있으며, 출처를 밝히는 경우 재배포 가능합니다.

[면책공고] 홈페이지상 모든 정보는 사견으로 법적책임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