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 회수를 위한 주선행위

명도만 생각합니다.

법무법인 명도, 정민경변호사입니다.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권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신규임차인을 임대인에게 주선하는 방법으로 행사할 수 있습니다.

  즉, ‘주선행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요, 어떤 행위를 주선행위로 볼 것인지에 관한 문제가 권리금에 관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권리금 회수기회권의 핵심은 임대인으로부터 권리금을 직접 회수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 임차인이 임대인의 방해를 받지 않고 신규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회수 할 기회를 보호받는 권리라느 점인데요, 그래서 임차인은 권리금 회수기회권을 적법하게 행사하여야 하고 이를 임대인이 방해한다면 임대인에게 그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것입니다.

  때문에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신규임차인을 주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요건입니다.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임대차계약 갱신거절의 의사를 전한 후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장해달라는 요청을 듣고도 상가를 비워 달라는 요구를 하여 신규임차인과의 계약체결 자체를 거절하였고,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한 달 남짓 남겨둔 상태에서 신규임차인을 구해오면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이라고 하여 사실상 권리금 회수기회를 박탈하였다고 점이 문제된 사건에서, 수원지방법원 2017. 4. 13. 선고 2016나60744 판결은 원고(임차인)가 신규임차인을 주선하는 별도의 행위를 하니 아니한 이상 피고들(임대인)이 임대차계약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야 신규임차인 주선행위를 수인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 하더라도 그로써 피고들(임대인)이 불법행위로서의 책임을 진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함으로써 권리금 회수기회권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신규임차인을 ‘주선하는 행위’가 있을 것을 전제로 함을 명배히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신규임차인을 어떤 방법으로, 어느 정도로 소개하여야 주선행위라고 할 수 있을 할까요?

   수원지방법원 2016. 5. 18. 선고 2015가단42311 판결에서는 임대인이 상가건물을 직접 사용하겠다고 거절의 의사표시를 한 사실이 있으나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누구인지, 권리금계약이 체결되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거절의 의사표시가 그 대상과 그 의미를 인식한 상태에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였고, 수원지방법원 2018나56251 판결에서는 적어도 특정한 신규임차인을 주선하고 그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제공하였어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임대인의 손해배상의무를 판단하였으며, 서울고등법원 2018. 7. 18. 선고 2018나2012900 판결에서는 임차인이 아무런 사전연락 없이 신규임차인과 중개인을 대동한 채 임대인을 찾아가 신규 임대차계약을 체결해 줄 것을 요구하여 임대인은 이전에 신규임대차계약의 구체적 내용과 관련하여 신규임차인과 어떠한 교섭 내지 협의도 거치지 못하였던 사실 등을 고려하였을 때 신의와 성실에 따른 정당한 행위였는지에 관하여 의문이 든다고 하여 임대인의 방해행위를 인정하지 아니하였습니다.

   위 판결을 비추어 보았을 때 ‘주선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신규임차인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여야 하고, 그 특정된 신규임차인과 임대인이 임대차계약 조건에 관하여 협의할 수 있을 정도에는 이르러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명도가 수행한 의정부지방법원 2018. 10. 17. 사건 2017가합57059 판결(임대인이 건물인도를 청구하였으나 임차인이 반소로 권리금에 관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고 건물을 인도하여 임대인은 본소를 취하함으로써 반소에 대한 판결만이 선고되었습니다)을 보더라도 임차인이 신규임차인과 권리금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임차인은 부동산 중개소 사무원을 통하여 임대인과 새로운 임대차계약의 조건에 관하여 협의를 하였을 뿐 임대차계약이 종료되는 날까지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를 특정하여 그 존재를 알리거나 그 사람에 관한 신용도 및 자산상황 등의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였는데 위 판결들과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대전지방법원 2017. 5. 17. 선고 2016가단208225 판결은 피고(임대인)가 미리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 계약 체결을 거절하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한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본문, 제3항은 임차인이 신규임차인 주선행위를 할 것을 전제로 하고 있어 원고(임차인)의 경우 위 손해배상청구의 요건에 맞지 않는다고 판시하기도 하였습니다. 임대인이 사전에 임차인이 어떤 신규임차인을 주선하더라도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도 임차인은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여야만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규정을 너무 엄격하게 해석한 것이 아닐까합니다.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의사를 명백히 표시한 경우에 채권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이행기 전이라도 이행의 최고 없이 채무자의 이행거절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채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5다63337 판결)는 점에서 임대인이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을 주선하기 전에 자신이 직접 건물을 사용할 목적이라거나 신규임차인을 주선하더라도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밝혔다면 신의성실의 원칙상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해 보입니다.

   이번 이야기를 정리하면, 권리금 회수기회권의 행사는 주선행위를 필수 요건으로 하는데, 주선행위는 특정된 신규임차인을 임대인에게 소개하여 임대인이 신규임차인과 임대차계약 내용을 협의할 수 있을 기회를 제공하는 행위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임차인이 유념하여야 하는 점은, 임차인에게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5항의 정보제공의무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주선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요소로도 작용하는데요, 다음 이야기에서 임차인의 정보제공의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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