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 회수기회권 행사 요건과 손해배상

명도만 생각합니다.

법무법인 명도, 정민경변호사입니다. 

  지난 이야기에서 갱신요구권과 관련하여 권리금 회수기회권 규정의 적용 범위a에 대한 논란을 살펴보았는데요, 권리금 회수기회권은 임차인이라면 당연히 행사할 수 있는 것일까요?

  임대인이 갱신계약을 해주지 않으면 당연히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권리금상당액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명도이야기 이번 시즌을 시작하면서 분명히 언급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임차인은 언제, 어떻게 권리금 회수기회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고, 손해배상은 언제 청구할 수 있는 것일까요?

   이번 시즌에서 권리금 회수기회권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의 요건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언급될 것 같은데요, 각 요건별 분쟁 내용을 살펴보기에 앞서 이번 이야기에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가 정하는 권리금 회수기회권과 손해배상에 관한 요건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권리금 회수기회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임차인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규정은 2015. 5. 13. 신설･시행되었는데요, 2015. 5. 13. 시행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부칙 제3조는 위 규정을 이 법 시행 당시 존속 중인 임대차부터 적용하는 것으로 정하였습니다.

  따라서 현존하는 상가건물임대차계약의 임차인은 모두 권리금 회수기회권을 가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난 명도이야기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임대차계약기간이 5년이 되어 더 이상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가 정하는 계약갱신요구권이 없는 임차인이 권리금 회수기회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항소심 판례 입장에 차이가 있어 견해가 대립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하여 추가로 살펴보니, 2018년도 후반에 들어서 계약갱신요구권이 없는 임차인도 권리금 회수기회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의 항소심 판례가 증가한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18. 8. 29. 선고 2017나32358 판결, 부산지방법원 2018. 10. 17. 선고 2017나58571 판결, 광주지방법원 2018. 11. 21. 선고 2018나55219 판결 등).

2. 권리금 회수기회권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성립요건

  현존하는 상가건물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임차인에게 권리금 회수기회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당연히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① 동법 제10조 제1항 각 호의 사유가 없을 것, ②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종료시까지 ③ 신규임차인의 정보를 제공하고 주선할 것, ④ 임대인의 방해행위가 있을 것, ⑤ 임대차 종료한 날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할 것을 요건으로 합니다.

  가. 제10조 제1항 각 호의 사유가 없을 것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은 임차인의 갱신요구권을 정하고 있는 규정인데요, 각 호는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를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크게 나누어 보면 ①임차인의 과실과 ②건물자체의 문제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임차인이 3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금액을 연체한 사실이 있거나, 거짓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하였거나, 무단으로 전대하는 등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경우와 같이 임차인에게 신뢰에 반하는 과실이 있는 경우와 건물의 일부 또는 전부가 멸실되어 임대차목적 달성이 불가능하거나, 임대차계약 체결당시 건물의 철거 또는 재건축 계획이 임차인에게 고지되었거나,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거나, 다른 법령에 따라 철거 또는 재건축이 이루어지는 경우 건물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요구할 수 없음은 물론 권리금 회수기회권을 행사할 수도 없습니다.

  나.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종료시까지 행사가능

   권리금 회수기회권을 행사기간을 정확하게 명문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처음 2015. 5. 13. 권리금 회수기회권 규정이 신설되었을 때 그 행사기간을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3개월 전부터 종료시까지 3개월 동안 행사할 수 있었으나, 2018. 10. 16. 개정으로 그 기간이 6개월로 늘어났습니다. 권리금 회수기회권도 있고 손해배상청구 요건도 모두 갖추었지만 그 행사를 위 기간 외에 행사한다면 당연히 손해배상청구권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 신규임차인의 정보를 제공하고 주선할 것

   권리금 회수기회권 행사방법으로 반드시 ‘주선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권리금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을 통지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신규임차인을 특정하여 임차인이 알고 있는 정보를 임대인에게 제공하고(동법 제10조의4 제5항에서 임차인의 정보제공의무를 규정), 임대인에게 신규임차인을 소개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행위가 필요합니다.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의 정보를 제공하지 아니한 부분이 문제되어 주선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결이 상당수 존재합니다.

  법무법인 명도도 이 부분이 쟁점이 된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번 시즌에서 한 번 다뤄볼 예정입니다.

 라. 임대인의 방해행위가 있을 것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는 제1항 각 호로 방해행위가 무엇인지 정하고 있습니다.

  위 각 호는 제4호에 ‘정당한 사유 없이’임대인은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절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방해행위의 예시적 규정으로 해석할 수 있는바, 임대인의 방해행위는 각 호에서 정하는 것보다 다소 넓게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한편, 같은 조 제2항에서 임대인이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거절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를 정하고 있는데, 이는 제1항의 각 호와 달리 정당한 사유를 나열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 임대차 종료한 날부터 3년

   권리금 회수기회권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은 3년의 소멸시효를 갖습니다.

  문제는 소멸시효의 기산점이 임대차 종료일이라는 점에 다소 논란이 있습니다.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을 1년 6개월 이상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아니한 경우 임대인은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을 거절할 수 있다는 규정은 그 규정 자체의 해석에도 많은 논란이 있지만 이로 인해 소멸시효의 기산점이 임대차 종료한 날부터 1년 6개월이 도과한 시점부터 기산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3. 요건에 관한 해석

   권리금 회수기회권이 인정되면서 건물명도(인도) 사건에 손해배상 사건이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손해배상청구의 각 요건 하나하나에 대한 해석이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아직 권리금과 관련된 손해배상 사건에 관하여 뚜렷한 대법원의 해석 없어 하급심 간의 해석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당분간은 하급심 판례를 중심으로 보다 타당한 해석이 무엇인지, 당해 사건에 부합하는 해석이 무엇인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런 시류에 부합하기 위해, 명도이야기는 권리금 회수기회권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에서 쟁점이 되는 부분을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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