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과 권리금회수기회의 보호

명도만 생각합니다.

법무법인 명도, 정민경변호사입니다.

오늘부터 명도이야기 시즌4가 새롭게 시작됩니다. 이번 시즌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명도이야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1.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개정과 분쟁의 형태

   지난 2018년에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한 해였는데요, 그만큼는 임대인과 임차인간의 심각한 갈등이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런 갈등들을 계기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한 축을 이루던 임차인의 갱신요구권 행사기간이 10년으로 확대되기도 하였습니다.

  2018. 10. 16.에 개정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한 동안은 혼란과 분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임차인의 갱신요구권과 맞물려 권리금에 관한 분쟁도 상당히 증가했는데요, 2015. 5. 13. 개정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권리금에 관한 규정이 신설되었고 동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존속중인 임대차계약에 모두 적용된 반면에, 권리금 관련 규정을 해석한 판례가 충분하지 않아 권리금의 인정범위, 권리금회수기회 보장의 요건, 예외사유 등 구체적 사실관계와 입장에 따른 갈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권리금 관련 사건이 상당이 많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앞으로 상당기간 권리금 분쟁이 임대차 관련 분쟁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 않을까 합니다.

2. 권리금의 정의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3 제1항은, 권리금이란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에서 영업을 하는 자 또는 영업을 하려는 자가 영업시설·비품,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상가건물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등 유형·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 또는 이용대가로서 임대인, 임차인에게 보증금과 차임 이외에 지급하는 금전 등의 대가를 말한다고 하여 권리금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법원 2000. 9. 22 선고 2000다26326 판결에서 언급한 권리금의 정의를 거의 그대로 가져온 것인데요, 80년대 판례에도 등장한 권리금의 내용을 보완하여 정리한 내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그 정의에 ‘상가건물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 다소 의문이 있습니다.

  서울민사지방법원 1987. 5. 29 선고 86가합6621 판결 에도 ‘장소적 이익’을 포함한 대가를 권리금으로 언급하고 있는데요, 상가건물의 위치에 따른 가치는 이미 ‘임대료’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1층, 코너, 역의 전면, 유동인구 많은 골목 등과 같은 위치의 건물은 그 위치의 가치가 반영되어 다른 건물에 비해 높은 가격의 임대료가 형성됩니다.

  그런데 권리금에 위치에 따른 이점이 포함된다는 것은 임차인의 입장에서 위치에 따른 가치를 이중으로 지급하는 것에 해당한다할 수 있습니다.

   건물의 위치적인 이점이 과연 ‘임차인이 형성한 무형의 가치’라고 볼 수 있는지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3. 권리금회수기회의 보호

  권리금은 50년대 판례에도 등장하는데요, 권리금계약은 계약 당사자 간에만 유효한 계약으로 임대차계약에 있어서 임차인간에 주고받는 권리금은 임대인에게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 판례의 확고한 입장입니다.

  그래서 ‘권리금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권리금에 관한 규정이 도입됨에 따라 ‘권리금이 인정되게 되었다’는 인식으로 변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해석은 법률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해석은 아닙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나 판례 모두 여전히 임차인의 임대인에 대한 권리금청구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권리금회수기회’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권리금 자체를 인정해준다는 것이 아니라 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보호하겠는 것이어서 임차인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가 정하는 요건을 갖추어 자신에게 권리금을 지급하여 줄 신규임차인을 찾아 임대인에게 주선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막연히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권리금이 인정된다는 생각으로 임대인에게 권리금을 줄 것을 요청한다면 법률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됩니다.

4. 명도이야기 시즌4를 시작하며

   권리금회수기회권은 임차인에게 매우 중요한 권리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그 규정이 신설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여전히 논란의 한 가운데 있습니다.

  권리금회수기회권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정하는 임차인의 전반적인 권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만큼, 이번 명도이야기 시즌4에서 권리금과 관련된 이야기를 바탕으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이번 시즌은, 어쩌면 답보다 의문이 많은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 같은데요, 많은 의문들을 함께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