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족발 사건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명도만 생각합니다.

법무법인 명도의 정민경변호사입니다. 

2018년을 돌아봤을 때, 임대차와 관련하여 가장 논란이 된 사건은 일명 ‘궁중족발 사건’이 아닐까 합니다.

  강제집행 과정에서 임차인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있었고, 지속된 갈등으로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망치를 휘둘러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기도 하였습니다.

  임대인은 2016. 1. 18.경 임차인에게 건물을 대대적으로 보수할 계획으로 보수공사가 종결되면 보수공사한 건물에 관한 상가임대차계약에 관한 우선권을 줄 예정(재계약에 따른 보증금이나 관리비에 대하여는 추후 통지)이라는 내용의 통지를 보냈고,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재계약 조건으로 보증금 1억 원에 월차임 1,200만 원을 제시하였다고 합니다.

  재계약 조건에 관하여는 판결문에 언급되어 있지 않아 언론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 사건 판결에서는 재계약 조건이 과도한지 여부가 중요 쟁점이 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임차인은 2016. 1. 26.경부터 임대인에게 수차례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요구하였고, 임대인은 2016. 4.경 임차인을 대상으로 건물명도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위 소송에서 임차인은 ①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당사자가 아니라는 점, ②임대인에게 임대차계약갱신거절 사유가 없다는 점, ③종전 임대인인 권리금회수의 기회를 보장하여 주기로 약정하였음에도 보수공사를 빌미로 갱신을 거절한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는 점 등을 주장하였으나, 1심 법원은 이유없다고 판단하였고, 임차인이 항소한 항소심 또한 같은 이유로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항소가 기각되고 임대인은 강제집행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는데, 2017. 10월 경 강제집행절차에서 임차인의 손가락 일부가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하였고, 서울중앙지법은 당시 집행관의 책임을 물어 과태료 200만 원의 처분을 내리기도 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강제집행 절차는 중단되었고, 강제집행을 하려는 임대인과 이를 막으려는 임차인 사이의 갈등이 증폭되던 중, 임차인이 차를 타고 가다가 임대인을 발견하고 추격하여 망치로 임대인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차로 행인을 치고 세워져 있던 차를 들이받기도 하여 임대인에 대하 살인미수죄, 특수 상해죄, 특수재물손괴죄 등으로 구속･기소되었습니다.

  임차인에 대해 국민참여재판이 열렸는데요, 살인 미수죄는 무죄, 나머지 죄에 대해 유죄가 인정되어 징역 2년 6개월이 선고되었고, 임차인은 이에 항소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사건으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기 이르렀는데요, 임차인의 갱신요구권은 10년, 권리금 회수 기회는 임대차계약 종료전 6개월 전부터 보장하는 것이 주된 내용을 이루고 있습니다.

   임차인의 갱신요구권 행사 기간을 늘림으로써 현실적인 부분을 반영하였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특히 이 사건에서 임차인은 기존의 갱신요구권 행사 기간인 5년을 초과하여 7년 동안 영업을 하였는데, 권리금을 회수하지 못하였다는 점이 상당한 박탈감을 가져온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권리금은 임차인들 간에 암암리에 주고받는 권리였으나, 2015. 5. 13.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면서 법률이 이를 명시적으로 인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권리금에 관한 규정이 도입되고 3년이 지난 현재, 권리금과 관련된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갈등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규정이 안정적으로 적용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으로 명도이야기 시즌3를 100화로 마치고자 합니다.

  명도이야기 시즌3에서 다양한 판례들을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았는데요, 새로운 시즌에서는 임대인과 임차인 간에 궁중족발 사건과 같은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지 않기를 희망하며 명도이야기의 다음 시즌을 임대차보호법과 특히 ‘권리금’에 관한 이야기로 채워보고자 합니다.

  많이 부족한 명도이야기를 함께 해주신 독자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다음주 명도이야기 시즌4로 다시 찾아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