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컨설팅과 변호사법 위반-사실관계편

(대법원 2018. 8. 1. 선고 2016다242716, 242723 판결)

  경매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경매컨설팅’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경매컨설팅은 경매대상 부동산에 대한 권리분석업무를 수행하고, 경매절차를 안내하고 나아가 명도에 관한 업무까지 직･간접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등 경매절차를 통해 재산을 취득하는 것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조언하는 업무를 총칭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일명 ‘경매컨설팅’이라 칭하는 업무는 자격을 필요로 하는데, 자격을 갖추지 아니한 채 경매컨설팅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경매컨설팅이 문제된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사실관계 

   원고는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13타경30710호 부동산 임의경매 사건(이하 ‘이 사건 경매절차’라 합니다)에서 부동산을 매수하기 위해 피고와 수수료 1억 원으로 하는 부동산컨설팅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가. 계약 내용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부동산컨설팅계약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①피고는 의뢰된 물건의 권리분석 등 제반 사항을 검토하여 원고에게 최대한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원고가 의뢰한 부동산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자문에 응하고,

  ②피고는 법원에 비치된 매각물거명세서의 자료를 참조하여 컨설팅하고 위 자료 이외의 사항에 대하여는 책임이 없으며 피고는 원고가 참조할 가격을 제시할 수는 있으나 최종적인 가격 결정은 원고의 판단과 책임에 의하고 그 결정에 대하여는 피고는 책임이 없고,

  ③컨설팅 수수료는 위 용역제공의 대가로서 1억 원으로 하며, ④컨설팅 계약에 따른 목적물의 인도는 원고의 책임으로 피고가 협조하고 이와 관련한 집행비용과 이사비 등 일체의 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는 것입니다.

  나. 피고의 용역제공

   피고는 이 사건 부동산의 매각물건명세서 등 자료를 분석하여 원고에게 4,500,000,000원을 입찰가격으로 제시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경매절차의 3차 매각기일에서 4,027,000,000원으로 입찰 신청하려고 하였으나, 원고의 이사 소외 1을 동행한 피고의 대표이사 소외 2가 10,000,000원 증액을 요청하여 원고는 4,037,800,000원으로 입찰 신청하여 최고가매수신고인으로 결정되었으며 당시 차순위 임차가격은 3,851,210,000원이었습니다.

  이후 피고는 원고에게 매각대금 지급을 위한 대출할 은행을 추천하였고, 유치권 문제와 관련하여 정보제공, 자문 등의 용역을 제공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에게 컨설팅수수료 총 44,000,000원(부가세 포함)을 두 차례에 나누어 지급하였습니다.

2.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와 피고의 약정금청구

   원고는 피고와 체결한 부동산 컨설팅계약은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및 법무사법 제2조 제1항 제5호 등을 위반한 계약으로 무효이므로 피고가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4,400만 원을 반환할 것을 청구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는 부동산컨설팅계약은 위 법률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며 원고에게 부동산컨설팅계약에 따른 나머지 6,000만 원을 지급할 것을 반소로 청구하였습니다.

3. 법원의 판단

원심은 부동산컨설팅계약이 변호사법 또는 법무사법에 위반된다거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나, 대법원은 부동산컨설팅계약이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에서 금지하고 있는 ‘법률상담 등의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내용으로 볼 수 있고, 법무사법 제2조 제1항 제5호의 ‘재산취득에 관한 상담’ 등을 내용으로 한다고도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부동산컨설팅계약은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와 법무사법 제74조 제1항 제1호에서 금지하고 있는 행위를 내용으로 하는 계약으로서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하므로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4. 쟁점의 정리

   이 사건은 경매컨설팅이 변호사법 또는 법무사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입니다.

  경매컨설팅의 핵심은 권리분석과 명도이므로 현재 법률체계상 경매컨설팅업은 결국 변호사만 할 수 있다는 해석입니다.

  그에 따라 경매컨설팅을 제공하는 주체도 경매컨설팅회사가 아닌 로펌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해봅니다.

   다음 이야기에서 이와 더불어 민법이 정하는 반사회질서 위반인 법률행위의 효력과 무효인 법률행위에 관하여 검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