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은 지상권자의 지상물매수청구권, 전세권자의 부속물매수청구권, 임차인 또는 전차인의 매수청구권 등 부동산을 사용하면서 부속시키거나 목적에 맞게 건물을 건축한 경우 매수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는데요, 임대차계약에 있어서 매수청구권은 임차인에게 매우 중요한 권리 중 하나입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민법이 정하는 매수청구권 중 지상물매수청구권이 문제된 판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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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인도등·지상물매수청구

[대법원 2017.4.26, 선고, 2014다72449, 72456, 판결]

【판시사항】

[1] 민법 제643조에 따른 임차인의 지상물매수청구권 행사의 상대방(=원칙적으로 임차권 소멸 당시 토지 소유권을 가진 임대인) 및 임대인이 제3자에게 토지를 양도하는 등으로 토지 소유권이 이전된 경우, 임대인의 지위가 승계되거나 임차인이 토지 소유자에게 임차권을 대항할 수 있다면 새로운 토지 소유자를 상대로 지상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토지 소유자가 아닌 제3자가 임대차계약의 당사자로서 토지를 임대한 경우, 토지 소유자가 지상물매수청구권의 상대방이 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2] 甲의 형인 乙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후 甲의 아버지인 丙 명의로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를 마친 토지에 관하여 丙이 丁에게 기간을 정하지 않고 건물의 소유를 목적으로 토지를 임대하였고, 그 후 토지에 관하여 甲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는데, 甲이 丁을 상대로 토지에 건립된 丁 소유의 건물 등의 철거와 토지 인도를 구하자, 丁이 건물 등의 매수를 구한 사안에서, 丁은 甲을 상대로 지상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건물 등의 소유를 목적으로 하는 토지 임대차에서 임대차 기간이 만료되거나 기간을 정하지 않은 임대차의 해지통고로 임차권이 소멸한 경우에 임차인은 민법 제643조에 따라 임대인에게 상당한 가액으로 건물 등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 임차인의 지상물매수청구권은 국민경제적 관점에서 지상 건물의 잔존 가치를 보존하고 토지 소유자의 배타적 소유권 행사로부터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임차권 소멸 당시에 토지 소유권을 가진 임대인을 상대로 행사할 수 있다. 임대인이 제3자에게 토지를 양도하는 등으로 토지 소유권이 이전된 경우에는 임대인의 지위가 승계되거나 임차인이 토지 소유자에게 임차권을 대항할 수 있다면 새로운 토지 소유자를 상대로 지상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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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토지 소유자가 아닌 제3자가 토지 임대행위를 한 경우에는 제3자가 토지 소유자를 적법하게 대리하거나 토지 소유자가 제3자의 무권대리행위를 추인하는 등으로 임대차계약의 효과가 토지 소유자에게 귀속되었다면 토지 소유자가 임대인으로서 지상물매수청구권의 상대방이 된다. 그러나 제3자가 임대차계약의 당사자로서 토지를 임대하였다면, 토지 소유자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인이 아닌 토지 소유자가 직접 지상물매수청구권의 상대방이 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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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甲의 형인 乙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후 甲의 아버지인 丙 명의로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를 마친 토지에 관하여 丙이 丁에게 기간을 정하지 않고 건물의 소유를 목적으로 토지를 임대하였고, 그 후 토지에 관하여 甲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는데, 甲이 丁을 상대로 토지에 건립된 丁 소유의 건물 등의 철거와 토지 인도를 구하자, 丁이 건물 등의 매수를 구한 사안에서, 임대인이 아닌 토지 소유자는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차인의 지상물매수청구권의 상대방이 될 수 없으므로, 甲이 아닌 丙으로부터 토지를 임차한 丁은 원칙적으로 임대인이 아닌 토지 소유자인 甲을 상대로 지상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소외1은 甲의 형, 소외2는 甲의 아버지로 乙은 소외2가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가등기(1989. 1. 25.) 후 甲이 소유권을 취득(2002. 4. 11.)하기 전에 소외2와 A토지에 관하여 연차임 20만 원의 기간을 정하지 아니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2002년경) 건물을 건축하여 사용하였고, 甲은 2009년 이전에는 乙이 토지를 점유･사용하는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다가 건물철거 및 토지인도를 청구하였습니다.

1. 피고(乙)의 주장

  원고(甲)이 건물의 철거와 A토지 인도를 구함에 대하여 피고는 A토지의 실제 소유자는 소외2이고, 소외2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고, 소외2가 토지의 소유자가 아니더라도 표현대리가 성립하거나 원고가 무권대리를 추인한 것이므로 임대차계약은 유효하고, 임대차계약 종료에 따라 지상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고 주장하며 건물가액의 지급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원심의 판단

  1심에서는 원고의 건물철거 및 토지인도청구를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하였으나, 2심에서 A지에 관한 소외2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가등기는 현재까지도 계속하여 존재하고, 부자관계에서는 증여나 명의신탁 등을 하면서도 편의상 등기원인을 매매라고 기재하는 경우가 많으며, 원고나 소외2가 2009. 이전에 피고에게 이 사건 각 토지의 무단사용을 문제 삼는 주장을 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다는 등 확정한 사실을 바탕으로 소외2의 소유인데 원고에게 명의신탁한 것이거나, 원고와 소외2의 관계에서는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권한 행사를 소외 2가 하기로 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소외2와 피고가 체결한 임대차계약은 원고에게도 미친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지상물매수청구권을 인정하였습니다.

3.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기록에 드러난 사정만으로 원고와 소외 2가 명의신탁약정을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그러한 약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명의신탁약정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에 따라 무효이고, 임대인이 아닌 토지 소유자는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차인의 지상물매수청구권의 상대방이 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지상물매수청구를 인정한 것은 지상물매수청구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판시하며 파기･환송하였습니다.

4. 쟁점의 정리

  이 사건은 지상물매수청구권의 상대방이 누구인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사실 이 사건의 경우 명의신탁, 표현대리, 무권대리 등 지상물매수청구권 이외의 쟁점이 많이 있지만, 우리 이야기에서는 지상물매수청구권에 관하여만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지상물매수청구권은 생각보다 복잡한 법리를 가지고 있어 다양한 사건에서 다양하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하여 다음 이야기에서 하나씩 검토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