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계약의 해제 - 사실관계편
(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4다231378 판결)

 
  법무법인 명도, 정민경변호사입니다.  최근 하루아침에 몇 천만 원, 많게는 몇 억 원까지 아파트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매수인, 매도인 모두 박탈감, 불안감이 증가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매매계약은 계약금, 중도금, 잔금을 나누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데요, 이처럼 하루아침에 부동산 가격이 급증하다보니 손해배상을 하더라도 더 비싼 가격에 부동산을 매도하기 위해 매매계약을 해제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매매계약서에는 계약의 해제에 관하여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중도금(중도금이 없으면 잔금)을 지불하기 전까지는 매도인은 계약금액의 배액을 상환하고 매수인은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이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계약해제에 있어서 ‘계약금’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이번 이야기는 위와 같은 매매의 약정해제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甲은 2013. 3. 25. 乙에게 계약금 중 1,000만 원을 지급하였으나, 乙 은 2013. 3. 26. 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하고 계좌를 해지하여 폐쇄하였습니다. 이에 甲은 2013. 3. 27. 1억 원을 공탁하였고, 같은 날 乙은 2,000만 원을 공탁하면서 甲에게 계약금 1,000만 원의 배액인 2,000만 원을 매수인에게 공탁하고 계약을 해제한다는 내용의 통고서를 보내 본 통고는 2013. 3. 29. 甲에게 도달하였습니다. 甲은 2013. 4. 24. 잔금일까지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해 달라는 취지의 통고서를 보냈고, 잔금일인 2013. 4. 29. 잔금 2억 6,000만 원을 지참하고 부동산에 방문하였으나 乙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에 甲은 乙에게 2013. 6. 7.까지 이행할 것을 최고하였고, 乙이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자 본래 계약금인 1억 1,000만 원의 배액 중 乙이 수령거절한 1억 원을 제외한 1억 2,000만 원을 지급할 것을 청구하였습니다.

1. 원고(甲)의 주장
  원고는 피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이 사건 매매계약이 해제되었으므로 원상회복으로 지급한 계약금 1,000만 원과 약정에 따른 손해배상 1억 1,0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2. 피고(乙)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은 원고가 1억 원을 2013. 2. 26.에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해제된 것이고, 계약금 일부만 지급된 경우 그 지급받은 금원의 배액을 상환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으므로 1,000만 원만이 손해배상액이 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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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법원의 판단
  원고가 1억 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은 피고가 계좌를 폐쇄하고 계약해제의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2013. 3. 27. 공탁하기에 이른 것이고, 이후 이 사건 매매계약이 해제된 후 공탁금을 회수한 것은 원상회복에 의한 것이어서 원고가 1억 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매매계약이 해제된 것이 아니며, 대법원2008.3.13.선고 2007다73611 판결에 따르면 매매계약이 일단 성립한 후에는 당사자의 일방이 이를 마음대로 해제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주된 계약과 더불어 계약금계약을 한 경우에는 민법 제565조 제1항 의 규정에 따라 해제를 할 수 있기는 하나, 당사자가 계약금 일부만을 먼저 지급하고 잔액은 나중에 지급하기로 약정하거나 계약금 전부를 나중에 지급하기로 약정한 경우, 교부자가 계약금의 잔금 또는 전부를 지급하지 아니하는 한 계약금계약은 성립하지 아니하므로 당사자가 임의로 주계약을 해제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더불어 실제 교부받은 계약금’의 배액만을 상환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면 이는 당사자가 일정한 금액을 계약금으로 정한 의사에 반하게 될 뿐 아니라, 교부받은 금원이 소액일 경우에는 사실상 계약을 자유로이 해제할 수 있어 계약의 구속력이 약화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기 때문에 해약금의 기준이 되는 금원은 약정계약금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손해배상(기)
[대법원 2008.3.13, 선고, 2007다7361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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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1] 계약금계약의 요건 및 계약금 지급약정만 한 단계에서
민법 제565조 제1항의 계약해제권이 발생하는지 여부(소극)
[2] 주된 계약과 더불어 계약금계약을 한 당사자가 계약금의 잔금 또는 전부를 지급하지 않은 경우의 법률관계
[3] 부동산 중개업자가 중개의뢰인 및 거래 상대방에 대하여 부담하는 주의의무의 내용
[4] 부동산 소유자의 인척으로부터 중개를 의뢰받고 적법한 대리권 유무를 조사·확인하지 않은 채 중개행위를 한 부동산중개업자의 부동산 매수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

제565조(해약금)
①매매의 당사자 일방이 계약당시에 금전 기타 물건을 계약금, 보증금등의 명목으로 상대방에게 교부한 때에는 당사자간에 다른 약정이 없는 한 당사자의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②제551조의 규정은 전항의 경우에 이를 적용하지 아니한다.
 
  다만, 손해배상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한 경우 법원이 이를 적당히 감액할 수 있으므로 계약금의 70%정도로 감액하였습니다.

4. 쟁점의 정리
  이 사건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의 일부만 지급한 후 매매계약의 약정에 따라 중도금 또는 잔금 전에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 손해배상의 범위가 실제 지급한 계약금인지 약정한 계약금인지 여부가 문제되었습니다.
  현실에서는 계약금을 나누어 지급하는 문제보다 ‘가계약’이 문제되는 경우가 더 많은데요, 다음 이야기에서 이 사건의 쟁점이 된 계약금의 성격과 함께 가계약에 관하여 검토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