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의무와 통지의무, 그리고 손해배상 - 사실관계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6. 20. 선고 2014나1360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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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법인 명도, 정민경변호사입니다.  ‘곰팡이’문제, 임대인 또는 임차인이라면 한 번쯤은 겪어본 문제일 것입니다.  곰팡이는 건물의 하자나 생활습관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데요, 이번에 이야기를 나누어볼 사건도 곰팡이가 문제되었습니다.  하급심 판례이기는 하지만 임대인의 수선의무와 임차인의 통지의무에 관하여 법원의 입장을 볼 수 있는 판례이기에 한 번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甲은 A건물에서 약 4개월 정도 거주하였고, A건물의 방과 거실 등에 결로가 심하였고 이로 인해 가구, 옷, 가방 등에 곰팡이가 생겼습니다.  乙은 甲이 이사를 나간 후 A건물의 방 3개와 거실 일부에 대하여 곰파이 제거 및 도배 공사를 하면서 결로 방지 공사에 해당하는 벽면 항균 처리, 친환경 곰팡이 방지 페인트칠, 실내 곰팡이 포자균 오존 시공, 곰팡이 억제제를 이용한 벽면 코팅 등의 공사를 한 사실이 있습니다.

1. 원고(甲)의 주장

  원고는 A건물에 수선을 요할 정도의 심각한 하자가 있어서 수시로 누수와 결로가 발생하였고 원고는 피고에게 A건물의 하자에 대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 줄 것을 여러 차례 요구하였는데도 피고는 이에 응하지 아니하여 원고와 그 가족들이 정상적으로 거주할 수가 없었으므로 A건물에 이사올 때 지출한 부동산 중개수수료, 이사비, 가구분해비용, 이사나갈 때 지출한 부동산 중개수수료, 세탁비, 전기제품이전설치비, 책장교체비, 스케지북교체비, 옷장, 골프가방, 핸드백 등의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손해에 관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2. 피고(乙)의 주장

  A건물에 누수는 없었고, 결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결로가 발생한 것은 원고가 관리를 소홀해서인 것이고, 설령 건물의 하자로 인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를 통지하였으면 충분히 수선하여 주었을 것인데 원고는 이사 나갈 때에서야 결로 있었다고 말했을 뿐이므로 손해배상의무가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3. 법원의 판단

  법원은 인정사실을 근거로 A건물의 하자로 인해 결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였고,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목적물을 인도할 당시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하자가 임대인의 수선의무의 대상이 되고, 임대차 목적물에 임대인의 수선을 요하는 하자가 있는데도 임대인이 이를 모르고 있고 임차인 또한 임대인에게 지체 없이 통지하지 않은 경우 임차인이 지체 없이 임대인에게 통지하여 수선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피할 수 없었거나 제거될 수 없었던 손해에 대하여만 그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여 임차인의 통지의무에 따라 임대인의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하였습니다. 

4. 쟁점의 정리 

   이 사건은 임대인의 수선의무와 임차인의 통지의무가 충돌한 경우, 임대인이 부담하는 손해배상 범위가 어떻게 되는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그 밖에 수선의무의 대상이 되는 범위와 임대차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임대목적물의 하자로 인해 임대차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되었습니다.   위 쟁점을 해결하기기 위해서는 민법이 정하는 임대인과 임차인의 의무와 임차인의 해지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다음 이야기에서 이에 대해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