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압류의 유용(2)
(대법원 1994. 8. 2. 선고 93므125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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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법인 명도, 정민경변호사 입니다. 지난 이야기에서 다뤘던 가압류에 관하여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3. 채무자의 손해를 담보하기 위한 담보제공 명령 
  가압류, 가처분과 같은 보전처분은 채권자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듣고 결정을 내리는 절차이기 때문에 보전처분으로 인해 채무자에게 손해가 발생할 것을 대비하여 법원 채권자로 하여금 담보를 제공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채권자에게 담보를 제공하도록 할지 여부는 판사의 재량사항이나 일반적으로 대부분 담보를 제공하는 것을 조건으로 결정을 내리곤 합니다.
 
4. 채무자가 가압류에 대응하는 방법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보전처분은 채무자 모르게 채권자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결정이 내려지므로 채무자는 보전처분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야 그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법은 이에 대하여 채무자가 다툴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가. 이의 
  민사집행법 제283조는 가압류결정에 대한 채무자의 이의신청에 관하여 정하고 있습니다. 채무자는 가압류결정에 대하여 이의를 신청할 수 있고(제1항), 이의신청을 할 때에는 가압류의 취소나 변경을 신청하는 이유를 밝혀야 합니다(제2항). 다만, 이의신청을 하였다고 하여 가압류의 집행이 당연히 정지되지는 않습니다(제3항).

따라서 부동산을 매도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압류가 되면 가압류의 집행을 정지시키거나 집행한 가압류를 취소시키기 위해 ‘해방공탁’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가압류의 효력이 공탁금에 미치게 됩니다.
  
 나. 제소명령  
  채무자는 자신의 재산에 가압류명령이 내려진 경우 채권자에게 상당한 기간 이내에 본안의 소를 제기하도록 명령하여 줄 것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법원은 2주 이상의 기간을 정하여 채권자에게 본안 소송을 제기하였음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도록 하여야 하고, 그 기간 내에 채권자가 본안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법원은 가압류의 신청에 따라 가압류를 취소하여야 합니다(민사집행법 제287조).

 
다. 취소
  채무자와 이해관계인은 가압류이유가 소멸되거나 그 밖에 사정에 바뀌었거나, 법원이 정한 담보를 제공하였거나, 가압류가 집행된 뒤에 3년 간 본안의 소를 제기하지 아니한 경우 법원은 이를 취소하여야 합니다.
 
5. 가압류의 유용  
   기본적으로 가압류는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된 경우 인용되고, 채무자는 이에 대해 이의, 제소명령, 취소, 해방공탁 등의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만약 앞서 살펴본 사례와 같이 피보전권리가 달라졌으나, 그 당사자, 가압류목적물이 모두 동일하다면 그 가압류를 유용할 수 있을까요?  
 

  이에 관하여 법원은 가압류를 그 피보전권리와 다른 권리의 보전을 위하여 유용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동 사례와 같이 위자료채권이 변제된 경우라면 가압류취소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보전처분은 피보전권리가 소명되는 것을 전제로 채권자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인정되는 결정이라는 점에 비추어 보았을 때, 가압류를 유용할 수 있게 되면 채권자가 이를 악용할 위험이 높고, 채무자는 그 기간 동안 재산상 권리를 행사할 수 없어 구체적으로 산정되지 아니하는 손해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법원 판단은 타당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다양한 채권이 존재한다면 그 채권 모두를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가압류를 하는 것이 채권을 보전하는 정확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