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점유취득시효의 완성과 관련 쟁점-검토의견편
(대법원 2009. 7. 16. 선고 2007다15172 전원합의체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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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명도의 정민경 변호사입니다.   지난 이야기에서 부동산점유취득시효가 문제되는 사건의 사실관계를 살펴보았는데요, 이번 이야기에서는 부동산점유취득시효를 완성하기 위한 ‘점유’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점유취득시효의 요건

  민법 제245조 제1항은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하는 자는 등기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①소유의 의사(자주점유)로 ②평온, 공연하게 ③20년 간 점유를 하는 자는 ④등기할 것을 요건으로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의 반대의견에도 언급되어 있는 것과 같이 우리 민법 제187조 본문이 상속, 공용징수, 판결, 경매 기타 법률의 규정에 의한 부동산에 관한 물권의 취득은 등기를 요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점유취득시효의 경우 법률에 의한 물권변동임에도 불구하고 ‘등기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정함으로써 부동산에 대한 점유취득시효기간을 완성한 자와 민법 제186조에 따라 부동산에 관한 법률행위로 인한 물권의 득실변경을 위해 등기한 자 사이의 이해가 충돌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점유취득시효와 관한 많은 대법원 판결이 있었고, 그 판례들이 위 이해의 균형을 맞춰 왔습니다.

 2. 자주점유의 추정

  민법 제197조 제1항에 의하면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선의, 평온 및 공연하게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점유자가 취득시효를 주장하는 경우 점유자의 취득시효의 성립을 부정하는 자가 그 점유가 소유의 의사가 없는 점유임을 입증하여야 합니다.

  판례는 이에 관하여 점유자의 점유가 소유의 의사 있는 자주점유인지 아니면 소유의 의사 없는 타주점유인지의 여부는 점유자의 내심의 의사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점유 취득의 원인이 된 권원의 성질이나 점유와 관계가 있는 모든 사정에 의하여 외형적ㆍ객관적으로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점유자가 성질상 소유의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권원에 바탕을 두고 점유를 취득한 사실이 증명되었거나, 점유자가 타인의 소유권을 배제하여 자기의 소유물처럼 배타적 지배를 행사하는 의사를 가지고 점유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객관적 사정, 즉 점유자가 진정한 소유자라면 통상 취하지 아니할 태도를 나타내거나 소유자라면 당연히 취했을 것으로 보이는 행동을 취하지 아니한 경우 등 외형적ㆍ객관적으로 보아 점유자가 타인의 소유권을 배척하고 점유할 의사를 갖고 있지 아니하였던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이 증명된 경우에도 그 추정은 깨어진다(대법원 1997. 8. 21. 선고 95다28625 전원합의체 판결)고 명백히 밝히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토지에 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임차인이 그 토지에서 30년이 넘도록 경작을 해온 경우, 오랜 기간 토지를 사용함으로써 스스로 소유의 의사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이는 소유가 아닌 임차의 의사를 가진 법률관계에 바탕을 두고 점유를 취득한 것에 해당하여 자주점유가 아닌 타주점유가 됩니다.

  판례가 자주점유의 추정을 번복한 사례로는 ① 타인 소유의 부동산을 무단 점유한 경우(대법원 1997. 8. 21. 선고 95다28625 전원합의체 판결), ② 매매 대상 대지의 면적이 등기부상의 면적을 상당히 초과하는데 그 초과 부분을 점유하는 경우(대법원 1997. 1. 24. 선고 96다41335 판결), ③ 지방자치단체나 국가가 토지를 점유할 수 있는 일정한 권원 없이 사유 토지를 도로부지에 편입시킨 경우(대법원 1998. 5. 29. 선고 97다30349 판결), ④ 철거민에게 정착지를 제공하여준 경우(대법원 1996. 11. 26. 선고 96다36562 판결) 등이 있습니다.
 
 3. 타주점유의 자주점유로의 전환

  타주점유가 자주점유가 되기 위해서는 점유자가 자기에게 점유를 시킨 자에 대하여 소유의 의사가 있는 것을 표시하거나 또는 새로운 권원에 의하여 다시 소유의 의사로서 점유를 시작함을 요합니다(대법원 1962. 6. 21. 선고 4294민상1577 판결).

  심지어 타주점유자가 그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한 것만으로는 소유자에 대하여 소유의 의사를 표시하여 자주점유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7. 5. 30. 선고 97다2344 판결).

  타주점유가 자주점유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소유 의사의 표시’또는‘새로운 법률관계’를 필요로 합니다. 타주점유의 자주점유로의 전환이 문제되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점유가 상속되는 경우입니다.

 
 상속에 의하여 점유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상속인은 새로운 권원에 의하여 자기 고유의 점유를 개시하지 않는 한 피상속인의 점유를 떠나 자기만의 점유를 주장할 수 없고, 또 선대의 점유가 타주점유인 경우 선대로부터 상속에 의하여 점유를 승계한 자의 점유도 상속 전과 그 성질 내지 태양을 달리 하는 것이 아니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점유가 자주점유로는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대법원 1997. 5. 30. 선고 97다2344 판결 참조).

  상속인이 점유의 태양을 달리하기 위해서는 점유를 시킨 자에게 소유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새로운 권원을 얻어 점유를 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이야기에서 ‘점유’에 관하여 자세히 다루어 보았는데요, 점유라는 개념 자체가 추상적이어서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구분해본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다음 이야기에서 점유취득시효에 관한 중요한 쟁점들을 이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