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점유취득시효의 완성과 관련 쟁점-사실관계편
(대법원 2009. 7. 16. 선고 2007다15172 전원합의체 판결)

​

  법무법인 명도, 정민경 변호사입니다.  흔하지는 않지만 점유취득시효가 문제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점유취득시효는 점유만으로 소유권을 취득하는 상당히 이례적인 법리라는 점에서 그 요건이 까다롭고 쟁점이 되는 법리도 다수 존재합니다. 이번에는 2009년도에 선고된 전원합의체 판례를 통해 점유취득시효와 관련된 쟁점을 검토해보고자 합니다.

  소외1은 1982. 2. 15. A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이후 1988. 3. 25. 소외2에게 매도하였고, 원고는 1988. 9. 10. 소외2로부터 매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하였습니다.  

  한편, 피고는 1961. 1.경 X토지 부분까지 B토지에 포함되는 줄 알고 소외3으로부터 B토지를 매수하여 소유권을 취득하였습니다. 피고는 B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후부터 X토지를 점유･사용하여 왔습니다.

  A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원고는 2005년에 이르러 피고에게 X토지의 인도를 청구하기에 이르렀고, 이에 피고는 점유취득을 주장하며 반소로써 X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것을 청구하였습니다.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X토지의 소유자임이 명백하고, 제3자취득자가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에도 소유권 변동시를 새로운 취득시효의 기산점으로 삼아 취득시효를 주장할 수 있지만 그 점유기간 중에는 등기명의자가 동일하고 소유자의 변동이 없어야 한다는 판례를 근거로 점유취득시효를 주장할 수 없음을 주장하였습니다.

2. 피고의 주장
  피고는 1961. 1.경 소외3으로부터 X토지를 매수함으로써 X토지를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점유를 계속하여 왔으므로 그로부터 20년이 경과한 1981. 1.경 이 사건 계쟁토지에 관한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되었고, 그 후 X토지에 관하여 소외1 명의로 1982. 2. 15.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으나, 위 등기일을 새로운 기산점으로 하여 20년이 경과한 2002. 2. 15. 이 사건 계쟁토지에 관한 점유취득시효가 다시 완성되었으므로,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없다고 항변함과 아울러 반소로서 원고에게 X토지에 관하여 2002. 2. 15. 취득시효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취득시효가 완성된 후에 제3취득자가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에도 당초의 점유자가 계속 점유하고 있고, 또 소유자가 변동된 시점을 새로운 기산점으로 삼아도 다시 취득시효의 점유기간이 완성되는 경우에는 취득시효를 주장하는 점유자로서는 소유권 변동시를 새로운 취득시효의 기산점으로 삼아 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할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그 점유기간 중에는 등기명의자가 동일하고 소유자의 변동이 없어야만 하는바(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다46360 판결, 대법원 1999. 2. 12. 선고 98다4068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대지에 관하여 1988. 3. 25. 소외 2 명의로, 1988. 9. 10. 원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순차로 마쳐진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의 위 항변 및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4.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이 원용한 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다46360 판결, 대법원 1999. 2. 12. 선고 98다40688 판결 등을 변경하였습니다.

  즉, 부동산에 대한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된 후 취득시효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않고 있는 사이에 그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경우라 하더라도 당초의 점유자가 계속 점유하고 있고 소유자가 변동된 시점을 기산점으로 삼아도 다시 취득시효의 점유기간이 경과한 경우에는 점유자로서는 제3자 앞으로의 소유권 변동시를 새로운 점유취득시효의 기산점으로 삼아 2차의 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할 수 있다(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다463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는 점에서는 동일하게 판단하였으나,

  취득시효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등기부상의 소유명의자가 변경된다고 하더라도 그 사유만으로는 점유자의 종래의 사실상태의 계속을 파괴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취득시효를 중단할 사유가 되지 못하므로(대법원 1976. 3. 9. 선고 75다2220, 2221 판결, 대법원 1997. 4. 25. 선고 97다6186 판결 등 참조), 새로운 소유명의자는 취득시효완성 당시 권리의무 변동의 당사자로서 취득시효완성으로 인한 불이익을 받게 된다 할 것이어서 시효완성자는 그 소유명의자에게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있는바(대법원 1973. 11. 27. 선고 73다1093, 1094 판결, 대법원 1992. 3. 10. 선고 91다43329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위와 같이 새로이 2차의 취득시효가 개시되어 그 취득시효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등기부상의 소유명의자가 다시 변경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함으로써 소유자의 변동이 있다고 하더라도 소유권변경시점을 기산점으로 하여 다시 20년이 경과하였다면 점유취득시효를 주장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5. 쟁점의 정리
  점유취득시효와 관련하여는 많은 쟁점이 있지만, 이 사건 판례와 관련하여 쟁점이 되는 것은 ① 점유의 기산점, ② 점유개시 후 시효완성 전 소유자의 변경, ③ 시효완성 후 소유권이전등기 전 소유자의 변경, ④ 점유의 태양 등이 있습니다.  점유취득시효제도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배제하고 점유사용의 현실적 상황을 존중하자는 제도(대법원 1995. 5. 9. 선고 94다22484 판결)라는 점에서 권리자들 간의 균형과 현실과 법리와의 균형을 모두 고려할 필요가 있는 만큼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제도일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다음 이야기부터 점유취득시효와 관련된 쟁점을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