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의 양도와 채권 압류-검토의견편(4)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4다52933 판결)

법무법인 명도, 정민경 변호사입니다.드디어 이번 주제의 마지막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이 압류된 후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와 이미 소멸한 채권에 대한 압류의 효력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 압류의 효력
  압류는 압류채무자에 대하여 법률상･사실상의 처분을 금지하는 효력이 있고, 이를 ‘처분금지효’라고 합니다.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 후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 낙찰자에게 대항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압류의 처분금지효 때문입니다.

  이는 채권을 압류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금전채권의 압류는 압류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면 그 효력이 발생합니다(민사집행법 제227조).

 제227조(금전채권의 압류) ①금전채권을 압류할 때에는 법원은 제3채무자에게 채무자에 대한 지급을 금지하고 채무자에게 채권의 처분과 영수를 금지하여야 한다.

②압류명령은 제3채무자와 채무자에게 송달하여야 한다.

③압류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면 압류의 효력이 생긴다.

④압류명령의 신청에 관한 재판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임대인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에 대한 압류명령을 수령하면 그 효력이 발생하여 임대인과 임차인은 더 이상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처분하여서는 아니 됩니다. 만약 이를 처분할 경우,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

2. 압류 후 임대차계약의 갱신
  일반적인 금전채권과 달리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은 임대차계약의 종료를 전제로 하므로 임대차계약이 존속하는 이상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임대차계약의 경우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한 갱신, 법률에 따른 묵시적 갱신 등으로 계약이 갱신될 수 있고, 특히 법률에 의한 갱신의 경우 임대인과 임차인이 어떠한 행위를 하지 않더라도 임대차계약이 존속하여 채권자 입장에서는 채권 압류명령이 아무런 효력이 없게 되는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이에 관하여 정확히 판단한 대법원 판례는 없으나,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양도한 사안에서 임대인이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채권의 양도통지를 받은 후에는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임대차계약의 갱신이나 계약기간 연장에 관하여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가 있더라도 그 합의의 효과는 보증금반환채권의 양수인에 대하여는 미칠 수 없다(대법원 1989. 4. 25. 선고 88다카4253 판결)고 판시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았을 때,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의 압류 또한 동일하게 해석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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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즉,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에 대한 압류명령이 임대인에게 송달되면 그 후 임대인과 임차인 간에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가 있더라도 그 합의의 효과는 압류채권자에게 미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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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채권의 소멸과 압류
  채권이 가압류되면 그 효력으로 채무자가 가압류채권을 처분하더라도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고, 또 채무자는 가압류채권에 관하여 제3채무자로부터 변제를 받을 수 없으므로, 제3채무자인 임차인이 가압류채무자인 임대인에게 임차보증금 잔금을 지급한 것은 가압류결정의 효력에 의하여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으나, 임차인으로서는 임차보증금 잔금채권이 압류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채권을 발생시킨 기본적 계약관계인 임대차계약 자체를 해지할 수 있고, 따라서 임차인과 임대인 사이의 임대차계약이 해지된 이상 그 임대차계약에 의하여 발생한 임차보증금 잔금채권은 소멸하게 되고, 이를 대상으로 한 압류 및 추심명령 또한 실효될 수밖에 없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10867 판결)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채권 자체를 처분하는 것은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으나, 그 채권 발생의 기초가 되는 법률행위가 소멸하여 그 채권 자체가 소멸하였다면 그 압류는 실효된다는 것입니다.

  악의적으로 채권을 소멸시킴으로써 채권자를 해할 수 있지 않느냐는 반박이 있을 수 있지만 사해행위로 인하 취소가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채권의 압류는 채권이 존재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그 채권의 처분을 제한하는 것에 불과하여 그 채권의 전제가 되는 법률관계에까지는 미치지 않는다는 해석은 압류의 법리에 매우 충실한 해석이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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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건 사례에서 1심의 판단처럼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양도하였다면 이미 존재하지 아니한 채권에 대한 압류이므로 그 효력은 없다할 것입니다. 

4. 결론
  이번 사례를 통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의 성격, 채권양도, 채권압류, 대위명도소송 등 다양한 쟁점에 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압류명령 및 추심명령은 임대인이라면 한 번 쯤 받아볼 수 있습니다. 이런 서류를 송달받았다면 당황하지 말고 임대차계약기간이 종료하면 임대차기간 중 발생한 채무들을 공제한 나머지를 공탁 등의 방법으로 반환하면 되고, 보다 명확한 법률관계를 확정짓기 위해 임대차계약체결 당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에 가압류, 압류 등의 절차가 진행될 경우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