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의 양도와 채권 압류-검토의견편(1)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4다52933 판결)

 법무법인 명도, 정민경 변호사입니다. 지난 이야기에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에 가압류,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은 사례에 관한 사실관계를 정리해보았는데요,

1. 제2임대차계약의 해석
  이 사건에서 乙과 丙은 보증금 1억 8,000만 원, 월차임 200만 원, 임대차기간 2010. 1. 29.부터 2012. 1. 28.까지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약 1년이 지난 2011. 5.경 乙과 丁(丙의 처)은 같은 건물에 관하여 다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보증금을 1억 5,000만 원으로 감액하고, 월차임을 220만 원으로 증액하는 내용으로 하되 임대차기간은 2011. 5. 25.부터 2012. 1. 28.까지로 하였습니다.
  이 계약관계에 관하여 어떻게 해석하여야 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1심과 2심은 그 의견을 달리하였는데요, 1심은 乙이 丁에게 제1임대차계약의 보증금 중 3,000만 원을 지급하였고, 본래 丙에게 1억 5,000만 원을 반환하고 다시 丁으로부터 1억 5,000만 원을 지급받아야 하는데 현실로 지급하지 아니하고 丙에게 지급할 1억 5,000만 원을 丁으로부터 지급받을 1억 5,000만 원으로 갈음하였다고 보면서 丙이 乙의 승낙 하에 보증금반환채권을 丁에게 양도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반면에 2심은 丙과 丁이 부부로 제1임대차계약 체결시부터 현재까지 함께 거주하여 왔고, 종전 보증금의 감액 대신 월차임을 증액하기로 합의하였으며, 만기는 제1임대차계약과 동일하게 2012. 1. 28.까지 하기로 하였다는 점에서 그 실질은 丁이 丙의 임차권을 양수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판례는 행위가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당사자가 그 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행위에 담긴 의사를 해석함으로써, 그 법률관계의 성격 내지 기존의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의 소멸 여부에 관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0. 10. 6. 선고 2000다27923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53645, 53652 판결 등 참조).

  이에 대법원은 기존의 임차인과 제3자와의 관계, 새로운 임대차계약의 체결 경위 및 기존의 임대차계약과 새로운 임대차계약의 각 내용, 새로운 임대차계약과 기존의 임대차계약의 각 보증금 액수가 같은지 여부 및 같지 않을 경우에는 그 차액의 반환 내지 지급관계,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전후한 해당 부동산의 점유ㆍ사용관계, 새로운 임대차계약에 따른 월차임의 지급관계 등의 여러 사정을 모두 종합하여 그 의사를 해석ㆍ판단하여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며 위 기준에 따라 2심의 판단과 같이 ①건물에 대한 점유･사용에 변화가 없고, ②제2임대차계약은 제1임대차계약 기간 중 이루어진 계약으로 만료일이 동일하고, ③보증금을 감액하는 대신 월차임을 증액하여 임대인의 이익에 별다른 차이가 없으며 ④乙이 丙이 아닌 丁에게 보증금 3,000만 원을 반환하였다는 점에서 丁은 丙으로부터 임차권을 포괄적으로 양수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임차권의 포괄적 양도에 있어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의 양도에 채권양도의 법리가 적용되는지 여부가 문제가 되는데, 우선 채권양도의 대항력에 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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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채권양도의 대항력
  민법 제450조는 지명채권양도이 대항요건에 관하여 ‘①지명채권의 양도는 양도인이 채무자에게 통지하거나 채무자가 승낙하지 아니하면 채무자 기타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② 전항의 통지나 승낙은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하지 아니하면 채무자 이외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확정일자란, 증서에 대하여 그 작성한 일자에 관한 완전한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법률상 인정되는 일자를 말하며, 당사자가 나중에 변경하는 것이 불가능한 확정된 일자를 가리키고, 확정일자 있는 증서란, 위와 같은 일자가 있는 증서로서 민법 부칙 제3조 소정의 증서를 의미합니다(대법원 1998. 10. 2. 선고 98다28879 판결).

  민법 부칙 <제471호, 1958. 02. 22.> 제3조에 따르면, 일자확정의 청구를 받은 공증인 또는 법원서기가 청구자의 주소, 성명 및 문서명목을 기재하고 그 문서에 기부번호를 기입한 후 일자인을 찍고 장부와 문서에 계인을 하는 방법으로 찍은 일자, 공정증서에 기입한 일자 또는 공무소에서 사문서에 어느 사항을 증명하고 기입한 일자를 확정일자라 합니다.

  따라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양도하는 경우에 확정일자 있는 증서로 이를 채무자(임대인)에게 통지하거나 채무자(임대인)이 확정일자 있는 증서로서 이를 승낙하지 아니한 이상 그 양도로써 채무자(임대인) 이외의 제3자(임차인의 채권자 등)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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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임차권의 포괄적 양도에 따른 보증금반환채권의 양도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만을 양도한 경우라면 일반 지명채권 양도의 법리가 적용되는 것이 당연하나, 임차권 전부가 포괄적으로 양도되는 경우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이 당연히 양도되어 별도의 대항력을 갖출 필요가 없는지 아니면 지명채권 양도 법리에 따라 대항력을 갖추어야 하는지 여부가 문제됩니다.
  판례는 임대차계약상의 지위를 양도하는 등 임대차계약의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양도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서 그 권리의무의 내용을 이루고 있는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의 양도 부분에 관하여는 일반적인 지명채권 양도의 경우처럼 확정일자 있는 증서로 이를 채무자에게 통지하거나 채무자가 확정일자 있는 증서로 이를 승낙하지 아니한 이상 그 양도로서 채무자 이외의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대법원 1996. 7. 9. 선고 96다16612 판결, 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1다40557 판결 등 참조)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임차권의 포괄양도로 인해 임차인의 지위가 양도되었다고 하더라도 당연히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이 양도되어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명채권의 대항력 취득 요건에 따라 확정일자 있는 증서로 이를 채무자(임대인)에게 통지하거나 채무자(임대인)이 확정일자 있는 증서로서 이를 승낙하는 경우에 한하여 제3자(임차인의 채권자 등)에게 대항할 수 있다할 것입니다.
  이제 제2임대차계약이 임차권의 포괄적 양도이고,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도 양도되나, 제3자인 채권자에게 대항하기 위해서는 대항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에 압류가 미치는 범위와 채권자대위권 행사에 관하여 이야기를 이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