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양수인과 임차인의 연체차임 공제-검토의견편
(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다218874 판결)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명도, 정민경 변호사입니다. 지난 이야기에서 경매절차를 통해 소유권을 취득한 낙찰자가 임차인의 연체차임을 전부 공제되었다고 주장하며 명도소송을 제기한 사건을 살펴보았는데요, 이 사건의 판례의 쟁점이 되는 차임채권의 양도여부와 당연공제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1.임차건물 양수인의 임대인 지위 승계
  상가건물임대보호법 제3조 제2항과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은 임차건물(또는 임차주택)의 양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건물의 양수인은 그 건물에 임차인이 있는 경우, 양도인과의 약정 여부와 관계없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여 대항력 있는 임차인의 임대차기간을 보장해주어야 하며, 임대차계약 종료시 보증금을 반환할 의무를 지게 됩니다.

  동 규정은 유권 변동의 원인이 매매 등의 법률행위든 상속･경매 등의 법률규정이든 상관없이 적용됩니다.
  한편, 임대인의 의무를 승계함과 동시에 권리 또한 승계하여 임차인으로부터 차임을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양수인이 임차인에게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하기 이전에 연체한 차임까지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2. 차임채권의 양도여부
  임차건물의 양수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는 경우, 임차건물의 소유권이 이전되기 전에 이미 발생한 연체차임이나 관리비 등이 양수인에게 이전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판례는 별도의 채권양도절차가 없는 한 원칙적으로 양수인에게 이전되지 않고 양도인만이 임차인에게 이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차임이나 관리비 등은 임차건물을 사용한 대가로서 임차인에게 임차건물을 사용하도록 할 당시의 소유자 등 처분권한 있는 자에게 귀속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양도인과 양수인이 연체된 차임이나 관리비 채권에 관하여 채권양수도계약을 체결하고, 임차인에게 이를 통지하지 아니하는 한 당연히 연체된 차임이나 관리비 채권이 양수인에게 양도되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3. 연체된 차임과 관리비의 당연공제 여부
  앞선 명도이야기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판례는 임대차보증금을 정지조건부 반환채권을 수반하여 소유권이 이전되는 금전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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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즉, 연체차임 등 임차인의 채무를 모두 공제하고도 보증금의 잔액이 존재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여 임차인에게 보증금반환청구권이 발생합니다.
  임대차보증금은 임대차계약 종료 후 목적물을 임대인에게 인도할 때까지 발생하는 임대차에 따른 임차인의 모든 채무를 담보하는 것이고, 이러한 채무는 임대차관계 종료 후 목적물이 반환될 때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별도의 의사표시 없이 보증금에서 당연히 공제되는 것입니다.
  임대인과 임차인 관계에서 연체차임이나 관리비 등은 임대차계약이 종료되는 경우 보증금에서 공제하겠다는 의사를 가지는 것이 일반적이고, 임대인이 변경되는 경우 양도인이 별도로 임차인에게 연체차임이나 관리비를 청구하지 아니하고 양수인에게 보증금이 얼마 정도 남았다고 알려주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당사자들의 의사나 거래관념에 부합하는 해석이라고 봅니다.

4. 검토의견
  다만, 임차인의 입장에서 이중 변제의 위험이 있지 않은지에 관하여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양수인은 보증금에서 연체차임 등을 당연공제하려고 하는데 양도인이 임차인에게 별도로 차임을 청구하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 양도인은 건물을 매도한 이후에는 임대차관계를 포함하여 그 건물과 관련된 모든 권리의무 관계에서 벗어나 이를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매매계약 당시에 차임을 연체하고 있는 임차인이 있다면 그 권리관계를 정리하여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실제로 발생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경매절차를 통해 양수한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사건 판례에 따르면 임차인이 양수인에게 건물을 인도하여 주기 전에 양도인에게 차임을 지급하였다면 양수인은 보증금에서 이를 공제할 수 없을 것이고, 이미 건물인도를 마쳐 보증금에서 모두 공제되었다면, 이를 양도인에게 다시 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해석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