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임대차보호법의 대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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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명도 정민경 변호사입니다. 지난 이야기에서 ‘사업자등록’의 내용과 실제 임대차계약의 내용이 상이할 경우 대항력을 주장할 수 없다는 내용의 판례를 검토해 보았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또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과 동일하게 대항력에 관한 요건을 정하고 있는데요, ‘사업자등록’에 대응하는 요건이 ‘주민등록’이고 이는 ‘전입신고’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전입신고와 임대차계약의 내용이 상이한 경우 대항력 인정여부에 관한 판례를 검토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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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민등록의 임대차 공시 효력

  판례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서 주택의 인도와 더불어 대항력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주민등록은 거래의 안전을 위하여 임차권의 존재를 제3자가 명백히 인식할 수 있는 공시방법으로 마련된 것이라고 볼 것이므로 주민등록이 어떤 임대차를 공시하는 효력이 있는가의 여부는 일반사회 통념상 그 주민등록으로 당해 임대차 건물에 임차인이 주소 또는 거소를 가진 자로 등록되어 있는지를 인식할 수 있는가의 여부에 따라 인정될 것(대법원 1987. 11. 10 .선고 87다카1573 판결)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즉, 주민등록 또는 전입신고만으로 당연히 임대차가 공시되는 것이 아니라 그 주민등록 또는 전입신고를 통해 일반적으로 임차인이 당해 부동산의 임차인임을 인식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임대차의 공시 여부가 결정되고, 임대차의 공시효력이 인정되어야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이 정하는 ‘대항력’이 인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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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례별 대항력 인정여부

  가. 대항력 부정사례

   1) 대법원 1987. 11. 10 .선고 87다카1573 판결

지번을 잘못 기재하여 전입신고를 하였다고 그 후 관계공무원이 직권정정을 한 경우 관계공무원이 정정한 이후에야 대항력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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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대법원 1989. 6. 27. 선고 89다카3370 판결

166의 16 건물을 임차하면서 166의 1에 전입신고를 하였는데, 166의 16은 전년도에 166의 1에서 지번이 분리되어 인근주민들도 위 건물을 166의 1로 알고 있었거나 통칭하고 있었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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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대법원 1994. 11. 22. 선고 94다13176 판결

‘라동 101호’로 주민등록을 하고 확정일자를 받았는데, 그 후 준공검사가 이루어지고 건축물관리 대 장이 작성되면서 ‘라동’이 ‘가동’으로 등재되어 대장상 ‘가동 101호’로 표시되었고, 경매절차에서 권리신고 및 배당요구를 하였다가 주민등록기재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여 주민등록표상의 주소를 ‘가동 101호’로 정정한 경우, 실제 동표시와 맞게 주민등록이 정리된 이후에야 대항력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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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대법원 1995. 4. 28. 선고 94다27427 판결

연립주택 가동 중 1층 102호에 대한 임차인이 주소로 연립주택 동호수 등의 표시 없이
그 지번만을 신고하여 주민등록한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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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대법원 2000. 4. 21. 선고 2000다1549 판결

주택을 임차하여 적법한 전입신고를 마친 후에 그 대지가 분할됨으로써 주택의 지번이 변경되자 갱신된 임대차계약서에는 새로운 지번을 표시하였으나 주민등록상 주소는 주택에 대한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경료된 후에야 변경한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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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대항력 인정사례

   1) 대법원 1997. 11. 14. 선고 97다29530 판결

다가구용 단독주택의 경우 건축법이나 주택건설촉진법상 이를 공동주택으로 볼 근거가 없어 단독주택으로 보는 이상 주민등록법시행령 제5조 제5항 에 따라 임차인이 위 건물의 일부나 전부를 임차하고, 전입신고를 하는 경우 지번만 기재하는 것으로 충분하므로 임차인이 위 건물의 소유자나 거주자 등이 부르는 대로 지층 1호를 1층 1호로 잘못 알고, 이에 따라 전입신고를 `연립 - 101`로 하였다고 하더라도 대항력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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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대법원 2001. 12. 27. 선고 2001다63216 판결

임대차 공시방법으로서의 주민등록이 등기부상의 주택의 현황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원칙적으로 유효한 공시방법이라고 할 수 없으나, 다만 주택의 소유권보존등기가 이루어진 후 토지의 분할 등으로 인하여 지적도, 토지대장, 건축물대장 등의 주택의 지번 표시가 분할 후의 지번으로 등재되어 있으나 등기부에는 여전히 분할 전의 지번으로 등재되어 있는 경우, 임차인이 주민등록을 함에 있어 토지대장 및 건축물대장에 일치하게 주택의 지번과 동호수를 표시하였다면 설사 그것이 등기부의 기재와 다르다고 하여도 일반의 사회통념상 임차인이 그 지번에 주소를 가진 것으로 제3자가 인식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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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2다15467 판결

임차인이 등기부상 ‘140-11 지하층 01호’로 되어 있는 건물을 임차하면서 ‘140-11, 101 나나빌라 라-별층’으로 전입신고한 사안에서, 건물의 집합건축물대장상에는 `140-11 나나빌라 라동 b01호`로 표시되어 있고, `나나빌라`는 가동, 나동, 다동, 라동의 4개의 독립된 동이 하나의 단지를 이루고 있으나 140-11 토지 위에는 지상 3층, 지하 1층의 라동 건물(이 사건 다세대 주택)만존재하고, 다세대 주택에 실제로 옥상층 등 별층에 해당할 만한 부분이 있지 아니하고 위 지하층을 주소지로 한 다른 주민등록자가 없는 한 통상적인 주의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위 주민등록상의 `별층 101호`가 등기부상의 `지하층 01호`를 의미한다고 인식할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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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대법원 2003. 6. 10. 선고 2002다59351 판결

부동산등기부상 건물의 표제부에 `에이(a)동`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연립주택의 임차인이 전입신고를 함에 있어 주소지를 `가동`으로 신고하였으나 주소지 대지 위에는 2개 동의 연립주택 외에는 다른 건물이 전혀 없고, 그 2개 동도 층당 세대수가 한 동은 4세대씩, 다른 동은 6세대씩으로서 크기가달라서 외관상 혼동의 여지가 물 외벽에는 `가동`, `나동`으로 표기되어 사회생활상 그렇게 호칭되어 온 경우, 사회통념상 `가동`, `나동`, `에이동`, `비동`은 표시 순서에 따라 각각 같은 건물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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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대법원 2007. 2. 8. 선고 2006다70516 판결

처음에 다가구용 단독주택으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된 건물의 일부를 임차한 임차인은 이를보호법 소정의 대항력을 적법하게 취득하고, 나중에 다가구용 단독주택이 다세대 주택으로 변경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임차인이 이미 취득한 대항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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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검토의견

  판례들의 사실관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판례가 ‘일반사회 통념상 당해 부동산에 임차인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었는가’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즉, 특정집단이나 개인의 관점이 아니라 그 부동산을 알지 못하는 제3자 누구라도 현상과 등기를 확인했을 때 임차인의 존재사실을 알 수 있었는지 여부가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특별한 공시방법이 없는 임대차계약에서 누구에게나 그 계약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는 것은 내부관계를 확인할 수 없는 제3자에게 매우 큰 위험이 될 수밖에 없고, 법률로 이를 특별히 인정하는 이상 물권에 버금갈 정도의 ‘공시’를 요건으로 한다는 것은 제3자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법이라 할 것입니다.

  단순히 등기와 정확히 일치하는 사업자등록이나 주민등록이어야 한다거나 실질과 관계없이 사업자등록이나 주민등록만 마치면 대항력이 인정된다는 획일적인 기준보다 판례와 같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해석하는 것이 임차인 보호라는 임대차보호법의 목적을 달성하고 제3자의 신뢰 또한 보호하는 합리적인 해석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