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의 부당이득과 손해배상-사실관계편
(대법원 1995. 7. 25. 선고 95다1466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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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명도 정민경변호사입니다. 임대차계약이 해지 또는 종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이 임대차목적물을 여전히 점유하는 경우, 임대인은 부동산을 사용하지 못함으로써 손해를 입게 됩니다. 이 때, 임차인의 점유 양태에 따라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부당이득 반환을 구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가 달라지는데요, 이번 이야기에서는 임차인의 부당이득 또는 손해배상의무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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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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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甲과 乙은 甲 소유의 A건물에 관하여 보증금 5,000만 원, 전세기간 1989. 3. 19.부터 1990. 3. 18.까지 전세계약을 체결하면서 전세기간 또는 그 연장기간 중 언제든지 상대방에 대한 사전통지로 전세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약정하고, 1989. 6. 16. 전세권설정등기를 경료하였습니다. 이후 乙은 1989. 10. 27. 甲에게 해지의 의사를 통지함으로써 1989. 11. 27. 전세계약이 해지되었습니다.
 

 乙은 1989. 11. 27.에 11월분의 월차임 및 관리비를 지급하면서 이사를 하였으나, 4층 내지 6층에 에어컨박스, 에어컨, 냉동기, 간판 등을 제거하지 않은채 열쇠를 甲회사 직원에게 전달하였으나 열쇠가 甲에게 전달되지 않았고, 1991. 1. 5.에 이르러 에어컨, 에어컨 박스 등을 모두 철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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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甲은 1990. 초경 A건물 중 일부를 소외 주식회사에 임대를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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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고의 주장
  甲은 A건물에 관한 전세계약이 종료되었으므로 乙은 전세권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乙의 동시이행항변에 대해 반환할 보증금 중 미납월차임, 원상회복비용 등이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더불어 임대차계약(전세계약)서상 乙은 계약종료일부터 건물명도일까지 통상 임대료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손해배상액으로 甲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였고, 위 금원을 모두 공제한 나머지 보증금을 모두 공탁하였으므로 乙은 전세권등기를 말소하고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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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피고의 주장
  乙은 1989. 11. 27.이후에는 A건물을 사용하지 않았고, 전세권말소는 보증금 반환과 동시이행관계에 있으므로 甲이 보증금에서 연체차임을 공제한 금원을 전액 반환할 때까지 그 이행을 거절할 수 있으며, 손해배상의무 또한 없다고 항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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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법원의 판단
  원심은 이에 관하여 乙이 A건물을 인도한 시점을 1990. 1. 5.로 확정하고, 1989. 12. 1.부터 1990. 1. 5.까지 乙이 점유・사용하였으므로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부당이득의 범위는 월차임과 관리비 상당의 금원이고 손해배상액은 乙의 과실로 훼손된 건물의 칸막이 출입문, 유리 수리비 상당으로 제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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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모두 인용하였는데, 그 근거로 ①법률상의 원인 없이 이득하였음을 이유로 한 부당이득의 반환에 있어 이득이라 함은 실질적인 이익을 의미하므로, 임차인이 임대차계약 관계가 소멸된 이후에도 임차건물 부분을 계속 점유하기는 하였으나 이를 본래의 임대차계약상의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하지 아니하여 실질적인 이득을 얻은바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임대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임차인의 부당이득반환의무는 성립되지 아니하는 것이고, ② 임대차계약의 종료에 의하여 발생된 임차인의 임차목적물반환의무와 임대인의 연체차임을 공제한 나머지 보증금의 반환의무는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것이므로, 임대차계약 종료 후에도 임차인이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하여 임차건물을 계속 점유하여 온 것이라면,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위 보증금반환의무를 이행하였다거나 그 현실적인 이행의 제공을 하여 임차인의 건물명도의무가 지체에 빠지는 등의 사유로 동시이행항변권을 상실하게 되었다는 점에 관하여 임대인의 주장, 입증이 없는 이상, 임차인의 위 건물에 대한 점유는 불법점유라고 할 수 없으며, 따라서 임차인으로서는 이에 대한 손해배상의무도 없다고 할 것이라는 판례를 원용하였습니다(대법원 1992.5.12. 선고 91다35823 판결 , 1995.3.28. 선고 94다50526 판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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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판단의 쟁점
  이 사건은 상당히 많은 법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①부당이득이 성립하기 위한 요건, ②동시이행관계에서 손해배상성립 요건, ③입증책임, ④인도의 범위, ⑤유효한 변제공탁 등입니다.
  임차인의 부당이득과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이 사건 이전에도 많은 판례가 있었고,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동일한 내용의 판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하급심에서 임차인이 영업을 한다면 부당이득이 성립하고 영업을 하지 않으면 부당이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단이 기계적으로 내려지곤 하여 손해배상과 부당이득이 불명확하게 판단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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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건 판례가 가지는 다양한 쟁점과 유의할 부분에 관하여 다음 이야기에서 이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