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거주확인서를 작성한 임차인의 대항력-검토의견편(2)

(대법원 2016. 12. 1. 선고 2016다22821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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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명도 정민경 변호사입니다. 지난 이야기에서 대법원 2016. 12. 1. 선고 2016다228215 판결의 전제가 되는 경매절차의 권리분석을 해 보았는데요, 이번 이야기에서는 권리분석을 바탕으로 동 판례의 의의와 유의할 부분에 관하여 검토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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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입찰가격의 결정
  지난 이야기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경매절차에서 입찰가격은 감정평가서를 기준으로 부동산의 입지나 활용도, 투자이익, 권리분석 등을 통해 결정됩니다. 본 이야기에서는 부동산 자체에 관한 가치판단 등에 관한 내용을 제외한 입찰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법률적인 부분에 관하여만 다루고자 합니다.
  이 사건의 경우 입찰가격결정에 영향을 미친 내용은 ① 대항력 있는 선순위 임차인의 존재, ② 대항력 있는 선순위 임차인이 배당요구를 하지 않은 사실입니다. 대항력 있는 선순위 임차인이 배당요구를 하지 않은 경우 낙찰자는 보증금 전액을 인수하여야 하고, 대항력 있는 선순위 임차인이 배당요구를 하였다면 배당받지 못한 보증금에 한하여 인수하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 판례가 추가로 검토할 부분으로 언급한 것이 ③ 채권자가 무상거주확인서를 첨부하여 권리배제신청서를 제출한 사실입니다. 이 사실이 입찰가격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쳤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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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채권자의 권리배제신청
  채권자는 유치권자, 임차인 등이 허위의 권리를 주장하여 낙찰금액이 낮아지거나 자신이 배당받을 금액이 낮아질 우려가 있는 경우 권리 또는 배당배제신청을 합니다.
  채권자와 같은 이해관계인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서류를 제출하곤 하는데, 입찰자들은 법원문건처리내역을 통해 제출된 서류의 이름과 제출자는 확인할 수 있지만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다만, 입찰자는 채권자가 권리 또는 배당배제신청을 하였다는 사실을 통해 그 권리자의 권리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예측해볼 수 있을 뿐입니다.
  이 사건의 경우, 채권자가 임차인에 대한 배당(권리)배제신청서를 제출하였습니다.

  법원문건처리내역만으로는 채권자가 어떤 내용으로 배당(권리)배제신청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사건 판례 내용에 의하면 채권자는 임차인 乙이 ‘무상거주확인서’를 작성해 주었다는 것을 내용으로 배당(권리)배제신청을 하면서 임차인 乙이 작성한 무상거주확인서를 첨부하였습니다.
  이 사실을 입찰자가 알거나 알 수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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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검토의견
  이 사건 판례는 기존의 판례와 같이 ‘신의칙(금반언)’의 기본 원칙에 입각하여 입찰자에게 제공한 ‘신뢰’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고, 만약 신뢰를 제공하였다면 이에 모순된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즉, 대항력 있는 선순위 임차인의 존재가 공시되고, 그 임차인이 배당요구를 하지 않음으로써 대항력을 선택한 사실이 경매절차에서 공시되었다고 하더라도 무상거주확인서의 존재 또한 공시되었다면 입찰자에게 신뢰를 제공한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실제로 무상거주확인서는 공공연하게 작성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소유자(임대인)는 더 많은 금액을 대출받을 수 있고, 후순위 임차인은 무상거주확인서를 작성하여 줌으로써 선순위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경매절차가 진행되어 선순위 임차인이 배당요구를 할 경우, 채권자는 무상거주확인서를 근거로 배당이의를 하게 되고, 임차인은 신의칙(금반언) 위반으로 보증금 전액을 배당받지 못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결국 임차인은 보증금을 전액 잃게 될 상황에 놓이게 되고, 낙찰자에게 ‘대항력’을 주장하기 시작합니다. 이에 관하여 대법원은 과거 우선변제권이 도입되기 전부터 경매절차에서 드러난 정보를 기준으로‘신의칙(금반언)’에 따라 해석하여 왔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경매절차에서 대항력 있는 임차인의 존재가 확인되었고, 그 임차인이 배당요구를 하지 않은 사실이 공시되었습니다. 그리고 채권자의 배당(권리)배제신청서가 제출된 사실이 있습니다.
  그러나 무상거주확인서의 존재에 관한 내용은 매각물건명세서나 기타 기록 어디에도 공시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때문에 이 사건 판례는 원심이 무상거주확인서의 존재가 입찰자가 가격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를 심리했어야 한다고 판한 것입니다. 이는 기존의 대법원 입장과 그 맥을 같이 하는 결과라 할 것입니다.
  따라서 파기 환송된 원심에서는 채권자의 권리(배당)배제신청 사실이 무상거주확인서의 존재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는지, 단순히 채권자의 권리(배당)배제신청사실의 공시가 입찰가격에 영향을 미치는지,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특별히 낙찰자가 입찰 전에 무상거주확인서의 존재를 알 수 있었는지 등에 관한 심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만약 임차인이 경매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하였다면 어떨까요? 이는 전혀 다른 문제가 됩니다. 배당요구는 경매절차에서 권리를 공시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입찰가격에 명백히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명도닷컴이 진행하고 있는 사건의 쟁점이 바로 이 내용입니다. 일견에서는 단순히 대항력 있는 선순위 임차인이 배당요구를 하더라도 배당받지 못한 금액을 있다면 대항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무상거주확인서를 작성한 것이 낙찰자에게 어떠한 신뢰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는 경매절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해석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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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무상거주확인서’에 얽힌 논란이 많은 만큼 이 사건 판례의 파기환송사건과 명도닷컴이 진행 중인 사건의 결과가 나오는대로 명도이야기에서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