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거주확인서를 작성한 임차인의 대항력-사실관계편
(대법원 2016. 12. 1. 선고 2016다228215 판결)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명도 정민경변호사입니다. 이번에는 현재 명도닷컴이 진행하고 있는 사건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는 판례를 가져와 봤는데요, 약 50일 전에 선고된 매우 따끈따근한 판례입니다. 그 내용도 매우 ‘핫’한 쟁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바로 경매절차에서 무상거주확인서를 작성해준 선순위 임차인이 최고가매수인(낙찰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입니다. 대법원 2016. 12. 1. 선고 2016다228215 판결의 사실관계부터 하나씩 짚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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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사실]
  甲은 A상가에 관하여 乙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고, 乙은 2006. 9. 1. 사업자등록을 하였습니다. 甲과 乙은 2009. 5. 1. 임대차계약을 갱신하면서 보증금 4,000만 원, 월차임 20만 원으로 하는데 합의하였고, 乙은 동 내용으로 2009. 9. 30. 세무서장으로부터 확정일자를 받았습니다. 같은 날, 甲은 丙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A상가에 근저당권을 설정해주었고, 乙은 丙에게 무상거주확인서를 작성하여 주었습니다. 이후 甲이 대출원리금을 변제하지 못하자 丙은 A상가에 경매신청을 하였고, 경매절차가 개시된 후 丙은 무상거주확인서를 첨부하여 乙에 대한 배당배제신청서를 제출하였습니다. 丁은 경매절차에서 최고가매수인으로서 2013. 1. 13.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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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고의 주장
  乙이 채권자에게 무상거주확인서를 작성하여 주고서 경매절차에서낙찰자인 丁에게 대항력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므로 丁에게 A상가를 인도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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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피고의 주장
  乙은 丁의 건물인도청구에 대하여 자신은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므로 임차보증금을 반환받기 전에는 A상가의 인도를 거절할 수 있다는 동시이행의 항변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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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법원의 판단
   1심과 2심에서는 모두 경매절차에서 대항력 있는 乙의 임대차관계를 분명히 한 이상 丁으로 하여금 경매가격을 결정하는데 어떠한 신뢰를 준 것이라 할 수 없다는 대법원 1987. 1. 20. 선고 86다카1852 판결을 인용하여 원고 丁의 주장을 기각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근저당권자가 담보로 제공된 건물에 대한 담보가치를 조사할 당시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이 그 임대차 사실을 부인하고 그 건물에 관하여 임차인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무상임대차 확인서를 작성해 주었고, 그 후 개시된 경매절차에 그 무상임대차 확인서가 제출되어 매수인이 그 확인서의 내용을 신뢰하여 매수신청 금액을 결정하는 경우와 같이, 임차인이 작성한 무상임대차 확인서에서 비롯된 매수인의 신뢰가 매각절차에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비록 매각물건명세서 등에 위 건물에 대항력 있는 임대차 관계가 존재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었다고 하더라도 임차인이 제3자인 매수인의 건물인도청구에 대하여 대항력 있는 임대차를 주장하여 임차보증금반환과의 동시이행의 항변을 하는 것은 금반언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하며 원심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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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판단의 쟁점
  신의성실 원칙이나 금반언(모순행위금지)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사람의 행위가 그의 선행하는 행위에 모순되는 것이어서 그러한 후행행위에 원래대로의 법적 효과를 부여하면 그 선행행위로 말미암아 야기된 다른 사람의 신뢰를 부당하게 침해하게 되는 경우이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모순되는 선행행위와 후행행위가 있고 그에 대하여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하고, 선행행위로 인하여 야기된 상대방의 보호받을 가치가 있는 신뢰가 존재하여야 할 것(특허법원 2005. 10. 13. 선고 2005허5631 판결 참조)이라는 점에서 임차인의 무상거주확인서 작성행위가 경매절차에서 입찰자의 가격결정에 신뢰를 주었는지 여부가 문제됩니다.
  더불어 대항력 있는 임차인의 임대차관계가 경매절차에서 명시되었으나 임차인이 배당요구를 하지 않은 경우, 채권자의 배당배제신청을 기준으로 그 신뢰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인지 실제로 운영되는 경매절차를 통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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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관하여 다음 이야기에서 검토해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