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명도를 통해 알아보는 강제집행 후 절차(2)

명도닷컴 정민경 변호사

지난 이야기에서는 강제집행 후 절차 중 집행비용액 확정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오늘은 강제집행 후 보관 중인 유체동산을 처리하는 방법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2. 강제집행 목적물이 아닌 동산의 처리

 가. 보관절차

   부동산인도집행의 대상이 되는 것은 ‘부동산’입니다. 즉, 부동산의 점유를 채무자에게서 채권자로 이전시켜주는 집행을 말합니다. 따라서 부동산인도집행에서 들어내는 물건들은 ‘강제집행의 목적물이 아닌 동산’에 해당하고, 부동산인도집행으로 인해 채권자는 부동산의 점유를 인도받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채무자의 물건을 채권자의 비용으로 보관하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민사집행법 제258조 제3항과 제4항은 채권자의 위임을 받은 집행관은 동산을 채무자, 친족, 대리인, 고용인 등에게 인도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채무자 등 동산을 인도받을 사람이 없거나 채무자가 수령을 거부할 때에는 집행관은 원칙적으로 ‘채무자의 비용’으로 보관하여야 하나 실무에서는 채무자가 미리 보관비용을 지불할 리가 없으므로 채권자는 그 비용을 납부하여 집행하고, 집행비용액을 확정할 때 집행비용에 포함하여 그 비용을 채무자에게 청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나. 매각절차

   문제는 채무자가 유체동산을 찾아가지 않는 경우 채권자가 보관비용을 계속 납부하여야 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강제집행을 종료하자마자 강제집행의 목적물이 아닌 동산을 ‘매각’하는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민사집행법 제258조 제6항은 집행관이 집행법원의 허가를 받아 동산에 대한 강제집행의 매각절차에 관한 규정에 따라 그 동산을 매각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강제집행의 목적물이 아닌 동산의 매각’은 ‘집행관’이 밟는 절차이나 법원에 따라 채권자로 하여금 이를 집행관사무소에 신청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고, 집행관이 알아서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집행관사무소는 항상 업무과다 상태이므로 채권자는 수시로 절차진행 상태를 꼭 확인하여야 합니다. 

 다. 유체동산경매절차

   집행법원이 집행관의 매각신청을 허가하면 유체동산경매절차가 진행됩니다. 채권자가 창고에 보관 중인 유체동산에 대해 감정을 하고, 매각대금을 산정한 후 매각기일을 지정하고 공고합니다. 유체동산의 종류가 기계, 기구 등 가치가 있는 물건이라면 관심 있는 사람들이 공고를 보고 입찰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쓰레기 가까운 물건들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일반적으로 가치 있는 물건들은 채무자가 이미 가져갔을 것입니다) 3회 이상 유찰시켜 가격을 낮춥니다. 채권자는 집행비용 등을 고려하여 적정 금액으로 스스로 낙찰 받은 후, 낙찰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자신의 채권(일반적으로 집행비용액 확정결정에 따른 채권)과 상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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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절차의 동시 진행

  강제집행 목적물이 아닌 유체동산 매각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매각 전에 집행비용액 확정결정을 받아야 채권자가 낙찰 받고 자신의 채권과 상계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강제집행을 종료하자마자 위 절차들을 동시에 진행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많은 채권자들은 의문을 갖곤 합니다. 유체동산을 자신이 낙찰 받아야 하는지와 결국 집행비용은 자신이 부담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두 질문에 대한 답은 모두 ‘그렇다’입니다. 왜냐하면, 유체동산을 채권자가 낙찰 받지 않으면 계속 보관비용이 발생하게 되고, 증가한 보관비용을 비롯한 집행비용을 채무자로부터 회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채무자로부터 채권을 회수할 수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강제집행까지 당한 채무자의 경우 채권을 회수할 수 있는 다른 재산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때문에 채권자의 입장에서 하루라도 빨리 부동산을 사용목적에 따라 사용하고, 다른 비용들이 더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이득입니다.

  여기까지 모든 절차를 진행한 후에야 비로소 명도가 ‘종료’된 것입니다. 명도라는 절차는 결국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시간이 곧 비용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명도를 전문적으로 대행하는 명도닷컴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약은 약사에게, 명도는 명도닷컴에게 맡기시면 됩니다.

[정변의 사견]

  집행관이 강제집행의 목적물이 아닌 동산을 매각하는 절차의 명칭은 집행관사무소마다 다르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유체동산 특별환가명령에 따른 경매신청’이라고 하기도 하고, ‘집행목적물이 아닌 유체동산에 대한 경매신청’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물론 집행관이 진행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그 명칭이 뭐든지 관계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위 절차 또한 법률에 따른 절차인 이상 사소한 명칭부터 정비하는 것이 집행절차를 명확하고 투명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