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출소했습니다.

명도닷컴 정민경 변호사

명도를 하다 보면 다양한 상황들이 발생하나, 가장 답답한 사례 중에 하나가 협의할 대상조차 만나보지 못하고 강제집행으로 명도를 마무리 할 때 입니다. 이번 또한 마지막까지 답답했던 사건 중에 하나입니다. 

1. 경매물건 현황

 이번 사례는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아파트(118.906㎡) 물건으로 입찰 내역을 살펴보면 신건에 10명 입찰하여 감정가 대비 107%인 502,990,000원에 낙찰되었습니다. 

2. 점유자를 찾다

 사건 수임 후 대상자 접촉을 위해 현장 방문, 관리소 통한 연락처 확인, 메모 부착, 이웃집 탐문, 기다림.. 등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였지만 아무런 결과도, 반응도 얻을 수 없었습니다. 부착해 둔 메모는 그대로였으며, 사람의 왕래는 전혀 없었습니다. 

3. 강제집행을 신청하다

 방법이 없어 강제집행 신청 후 계고를 통해 개문을 하였습니다. 집은 대체로 깨끗한 편이였고, 짐은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출입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부착한 계고문도 의미가 없게 느껴졌습니다. 실내에서 확보한 전화번호로 전화를 수 차례 하였지만 없는 번호라는 멘트만 돌아올 뿐이었습니다. 

4. 예고기간이 끝나다

 2주 간의 예고기간이 끝나고, 강제집행 비용 견적을 받았습니다. 짐이 많지 않아 집행비용은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실 거주 가능성도 있었기에 혹시 점유자가 집행 당한 사실도 모른 채 집으로 찾아온다면 난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점유자 확인을 위해 지속적으로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5. 지금 출소했습니다

 집행 이틀을 앞두고 포기하고 있던 차에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그토록 기다렸던 점유자이며, "집행된다는 안내문 보고 연락했다. 다급한 목소리였습니다." 모든 상황을 설명하고 진정시킨 후에야 왜 연락이 안되었었는지 사연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연인 즉, 자신은 본 부동산의 실제 임차인으로 개인적인 사유로 경매 개시 직전에 감옥을 가게 되었고, 오늘 출소하고 집에 오니 강제집행 예고문이 있어 전화를 했다고 하였습니다. 확정일자까지 받아서 보증금 전액을 받을 수 있으나 경매 사실을 몰랐기에 당연히 배당요구도 못하였고, 이미 모든 배당절차는 완료된 뒤였습니다. 

6. 협상을 하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연락이 되었기에 본격적으로 협상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수감 사실확인서 등을 발급받아 채권자에게 반환청구를 하시라고 안내해드렸습니다. 당사의 도움이 필요하였던 터라 협상은 원만하게 진행되었고, 이렇게 마무리 되는가 싶었습니다. 

7. 이사 끝.. 그러나,

 이사가 무사히 끝났습니다. 그러나 2주 뒤 격양된 어조로 임차인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처음 듣는 욕들이 전화기 넘어서 약 1분정도 흘러나왔습니다. 이유를 들어보니 본인의 주민등록이 말소됐다는 겁니다. 전입신고를 위해 동사무소에 가니 전입말소자로 호적에 등재가 되어있다는 것입니다. 개인신상에 기록이 남는것에 예민한 사람으로 이 사실로 인해 그동안 드러내지 않았던 성질이 드러났고, 진정 시키느랴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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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뒤돌아보며..

 이번 명도는 의뢰인과 임차인 모두 만족할만한 조건으로 명도가 끝났습니다. 하지만 후에 임차인 쪽에서 마음에 상처를 받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양측 다 가벼운 마음으로 새출발 할 수 있도록 마무리가 되었어야 했는데 .. 하는 아쉬움이 남는 사례였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