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도닷컴 정민경 변호사

​고급 빌라(경매건) 소유자의 공통점은 한때 잘 나갔으나 사업 실패등으로 집의 가세가 기울었다는 점과 자존심이 강하다는 점입니다. 만약 협상과정에서 본인의 자존심을 건드렸다고 생각하면 큰(?) 일들이 발생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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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매물건 현황

 이번 사례는 일산 마두동에 위치한 다세대(169㎡) 물건으로 입찰 내역을 살펴보면 5억 6천만원의 최초 감정가에서 1회 유찰, 2회 입찰기일에 총 3명이 입찰에 참여하여 최초 감정가 대비 76%인 4억 3,059만원에 낙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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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점유자를 만나다.

 경매명도 사건수임 후 명도 대상자에게 전화를 걸고 어렵게 미팅 약속을 잡았습니다. 긴 통화 과정에서 소유자가 암 환자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겠지만 과거의 쉽지 않았던 명도 경험들이 떠오르면서 불길한 생각들이 엄습해 왔습니다.

3. 요구사항을 묻다.

 이후 많은 통화 과정에서 요구사항을 확인했으나 특별한 요구사항은 없습니다. 과거 선생님이었고 제자들이 이 동네에 살기 때문에 추한 꼴을 보이고 싶지 않으니 강제집행에 걸리는 기간만 알려주면 그 전에 이사 나가도록 노력해보겠다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4. 변수를 만나다.

 많은 대화 끝에 미팅 시간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미팅 날짜만 되면 일방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번번히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이후 어렵게 집 앞 커피숍에서 만날 수 있었으나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집 안의 가구에 빨간 딱지가 붙어있고, 관리비가 1천만원 가량 연체가 되어 있으니 알아서 처리하라는 겁니다. 본인은 아프니 신경쓰고 싶지 않다면서...

5. 관리비를 확인하다.

 관리비에 대한 부분은 고객님도 이미 알고 계신 상황이었습니다. 단, 공용부분 관리비에 대한 확인과 향후 관리비반환청구를 위한 근거 자료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확인결과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약 700만원 정도의 공용관리비가 연체되었으며, 관리사무소와 협상 끝에 관리비 완납처리가 되지 않으면 이사가 불가능하다는 확인서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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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내가 거지냐?

 관리비 문제를 어렵게 해결하고, 유체동산 압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집 안을 보자고 수 차례 요청했으나 건강상의 문제를 이유로 매번 거절했고 이사 전까지는 내부를 절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아마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소정의 이사비를 지급할테니 내부를 좀 보자고 제안을 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내가 거지냐? 그런 돈 필요없다. 절대 공개 안한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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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설득을 하다.

 이후 소유자를 어렵게 설득하여, 소정의 이사비를 지급하기로 하고 고객님과 내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빨간 딱지가 붙어 있었고 어렵게 법원에 확인을 하니 다행히 해당 사건은 취하가 되어 있었습니다. 소유자에게 유체동산 포기 각서를 받은 후 잔여짐에 대해서 처리는 고객님에게 맡겼습니다.

8. 뒤돌아 보며

 암이라는 병, 연체관리비, 유체동산 압류 문제에 대해 다양한 경우의 수만 머릿속으로 만들고 그에 따른 대책만 수립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답은 없었고 현장에 가보니 답이 있었습니다.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실감한 사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