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1)

 정민경 변호사

 안녕하세요.  여름이 돌아왔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어느 노부부의 이야기로 세상과 하직할 준비를 마친 다소 섬뜩한 명도이야기를 2화에 걸쳐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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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매물건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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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건은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동 **문 로터리 인근 **시장 내에 위치하며, 주위에는 단독주택, 소규모아파트, 근린생활시설 등이 혼재하는 지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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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감정가 대비 69%에 낙찰되었으며, 입찰 경쟁률은 7:1을 형성하였습니다. 수회 유찰 되었지만 상권이 활발하지 않은 사유로 경쟁률은 높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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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첫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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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을 수임하고 거리낌 없이 바로 현장으로 출발하였습니다. 당초 권리분석 현장 조사시 노인분들이 거주하시는 것을 주위 상가를 통해 들었기 때문에 60~70대 연령대로 예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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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내부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옆 가게에 여쭤보니 폐지 주으러 갔다는 답변과 함께 곧 점심 드시러 들어올 것이라 하여 기다리면서 어떤 분이실까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3. 명도역사상 최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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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도일을 시작 한 이후로 가장 고령의 명도 대상자를 만났습니다. 할머니 93세, 할아버지 95세! 공손히 인사드리고 최대한 큰 소리로, 알아들으시기 쉽게 천천히 현 상황을 설명해드렸습니다. 그리곤 할버지로부터 사정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4. 연세만큼 굴곡이 많은 인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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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경도 출신으로 20살때 월남하여 지금의 할머니를 만나 한국 생활한지 70년이 넘은 할아버지는 베트남전에 참전 경력이 있으며 그로 인해 국가유공자로 등록이 돼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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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한에서 사업에 성공하여 부를 이뤘으며, 자식들도 효도하면서 남부럽지 않은 삶을 보냈지만 보증을 잘못 서 5년만에 모든 재산이 경매로 처분되는 일을 겪으셨다고 합니다. 자식들은 같은 수원시내에 거주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워지자 모두 외면하기 시작하였고, 못 본지 3년이 되어 간다고 하셨습니다. 말씀을 들으며 벽에 걸린 칠순잔치 사진을 보는데..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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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곳에서 생을 마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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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부부의 상황은 이사갈 집도, 집 얻을 보증금도, 생활비도, 챙겨줄 자식도 없으며 더 이상 꿈도, 미련도 없어 40년간 거주한 이 곳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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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가 들수록 어떻게 생을 마감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이렇게 가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말씀을 하시며 귀가 어두워 잘 듣지 못하는.. 옆에서 소녀같은 미소를 짓고 계시는 할머니에게 고생만 시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할아버지 눈에 눈물이 고이는 모습에 마음이 미어졌습니다. 할아버지의 두 손을 잡고, 같이 방법을 찾아보자고 말씀 드리고 연락처를 받아서 나왔습니다. 서울로 복귀하는 발걸음은 어느때보다도 무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