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선물세트, 다가구 (3)

명도닷컴 정민경 변호사

 본편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점유자로 인해 당황했던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1. 순탄한 과정...

 203호의 명도과정은 보통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사비 요구가 과다하여 강제집행을 결정하였고 신청 및 계고가 진행되었습니다. 잠겨진 문 넘어 어떠한 상황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게의치 않고 나명도 팀장은 집행관과 이후 일정에 대해 희망적인 대화를 나누며 개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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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이 열리고... 입가에 미소는 바로 사라졌습니다. 바로 젊은 여성의 소지품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는 계고 대상자인 40대 남성과 점유자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며 신청한 강제집행 사건은 불능처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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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구나 소지품들을 통해 추정한 점유자는 국내인이 아닌 외국인(중국 유학생)으로 추정되었습니다. 불현듯 몇년전 외국인 명도로 인해 골치아팠던 기억들이 떠오르며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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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쩔 수 없이 채무자에게 점유자에 대한 정보를 얻어야 합니다. 전화를 걸어 상황을 이야기 하였으나 돌아오는 답변은 자신도 그동안 이사협의를 못하고 과한 이사비를 요구했던 이유가 왕**이라는 학생의 짐을 처리하지 못해서 였다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상황인즉 왕**은 대학교 입학 때문에 한때 전입을 할 곳을 찾고 있었고 그 때문에 한동안 거주했으나 지금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오히려 자신은 이사비 없이 짐 다 뺄테니 왕**의 짐을 알아서 처리해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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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한번 머리 속에서 여러가지의 수가 충돌을 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왕**이 최근 몇달간 집에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차후 집행신청을 위해 필수적인 송달에 문제가 생김을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승계집행문이나 인도명령 신청시 해당 재판부에서 대항력 관련 자료를 요청할 수 있으며 이는 출입국 사무소에 사실조회 신청 및 회신을 받아야 하므로 시간이 어떻게 소요될지 막막한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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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상황에서 승계집행문 신청 or 인도명령 신청을 결정해야 했고 무엇이 되었든 낙찰자는 예측할 수 없는 시간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하였습니다. 조속히 인도명령 신청을 마치고 나팀장은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왕**을 찾아나서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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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외국인 왕**을 찾습니다.

 계고를 통해 수집한 자료로 파악한 정보는 중국 유학생이라는 것과 인근에 있는 **대학교에 다닌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작정 학교 교적계로 전화를 걸어 모든 사정이야기와 왕**의 최근 근황 정보를 요청하였으나 무심하게도 학교를 통해 알아낸 정보는 왕**은 중국으로 떠났으며 연락처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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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젠 강제집행을 통해 유체동산을 이전해야 하는 방법밖에 없는 걸까 하고 힘이 빠질 무렵 불현듯 중국에서 유학생활을 했던 지인이 생각이 났습니다. 지인에게 오랜만에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고 중국 유학생 커뮤니티 모임이 있을것이라는 정보를 얻게 되었고 우연히 왕**의 친한 친구의 연락처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3. 명도가 진행되다

 비록 한국말은 서툴지만 왕** 친구와의 통화를 통해 왕**의 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왕**은 중국으로 넘어간 지 4개월이 넘었고 이메일로 3~4일에 한번씩 연락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건물 낙찰 소식과 짐 처리를 요청하는 내용을 이메일로 부탁하였고 다행히 큰 요구 없이 OK 사인을 받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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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를 통해 짐은 정리할 것이며 당사에서 비용부담하여 국제화물퀵으로 보내주려 하였으나 비용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자신이 한국에 오면 처리하겠다고 약속하고 약속대로 그 다음주에 짐은 정리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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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왕**이라는 존재를 알았을땐 막막하였지만 요구사항 없이 약속을 지키는 외국인의 모습에 훈훈한 감동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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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순간 부터인가 사람들은 이해관계를 따지고 배당을 전액 받는 임차인도 못 먹는감 찔러나본다는 식으로 이사비를 요구하는 모습에 회의감이 들곤 했습니다. 당연히 소유자가 바뀌면 집을 비워줘야 하지만 댓가를 구하는 모습이 전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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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왕** 은 자신이 당연히 비워줘야 한다며 그동안 연락이 닿지 않게 된 점을 오히려 사과하는 모습에 - 어쩌면 당연한 모습을 보고 나팀장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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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화는 마지막화로 연락이 되지 않는 선순위 사례를 이야기 해드리고 다가구 명도편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오늘의 명도 Tip :
 1. 강제집행 계고시 점유자가 피신청인과 다를 경우 집행불능조서를 근거로 인도명령신청이나 승계집행문 부여 신청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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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점유자가 외국인일 경우 전입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이때 대항력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거주지를 신고한 날짜로 갈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