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시설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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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도닷컴 정민경 변호사

안녕하세요. 명도닷컴의 정민경변호사입니다. 상가건물이 아닌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집이나 교회, 종중 사무실 등과 같은 시설은 ‘사업자등록번호’가 아닌 ‘고유번호’가 부여됩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비영리시설도 권리금을 주고받고, 시설에 많은 비용을 투자한다는 점에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적용여부가 문제되고 있습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이러한 비영리단체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사례]

   甲은 자신이 소유하는 아파트 1층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다가 乙에게 임대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乙은 甲에게 어린이 5명 및 시설비를 포함하여 권리금 2,000만 원을 지급하였습니다. 乙은 2년의 계약만기가 다가오자 甲에게 계약 연장을 요청하였습니다. 그러자 甲은 계약갱신을 거절하였습니다. 乙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보호하는 5년의 갱신요구를 청구할 수 있을까요?

1.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적용범위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2조 제1항 본문에서 이 법은 상가건물(제3조제1항에 따른 사업자등록의 대상이 되는 건물을 말한다)의 임대차(임대차 목적물의 주된 부분을 영업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에 대하여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동법 제3조 제1항에 따른 사업자등록은 부가가치세법 제8조, 소득세법 제168조, 법인세법 제111조에 따른 사업자등록을 의미합니다.

​   수익사업을 하지 않는 비영리 법인, 개인 등은 사업자등록번호가 아닌 ‘고유번호’가 부여됩니다. 소득세법은 ‘사업자등록’과 ‘고유번호’를 달리 정하고 있고,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사업자등록의 대상이 되는 건물’로 그 적용범위를 한정하고 있는바, ‘고유번호’가 부여되는 건물의 경우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지 여부가 문제됩니다.

 
2. 고유번호 부여 시설에 대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적용 여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목적은 국민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보장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그 적용범위를 ‘부가가치세법 제8조, 소득세법 제168조, 법인세법 제111조에 따른 사업자등록의 대상이 되는 건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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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유번호가 부여되는 시설은 ①‘경제생활’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에 해당하지 않고, ②소득세법에서 ‘사업자등록’과 ‘고유번호’를 달리 정하면서 ③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서는 오로지 ‘사업자등록’의 대상이 되는 건물만을 그 적용범위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고유번호가 부여되는 시설에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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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즉, 가정어린이집이나 상가건물 내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교회, 상가건물을 사무실로 사용하는 종중 등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아닌 민법이 적용됩니다. 따라서 사례의 乙은 5년 동안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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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입법의 필요성

   몇 년 전, 박주선 외 9명의 의원들이 고유번호가 부여되는 비영리법인 등에도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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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이루어진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개정에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어린이집과 같은 비영리시설도 권리금을 주고받고, 시설과 영업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에 대한 보호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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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례도 부가가치세법상의 사업자등록은 과세관청으로 하여금 부가가치세의 납세의무자를 파악하고 그 과세자료를 확보하게 하려는 데 입법취지가 있는 것이고(대법원 2000. 12. 22. 선고 99두6903 판결), 고유번호의 부여도 과세자료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것(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7두23255 판결)이라고 판시함으로써 사업자등록과 고유번호를 그저 과세자료 처리를 위한 제도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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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보다 사무실에 책상과 전화기만 두고 영업을 하는 일반 사업자의 사무실과 종중사무실을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고, 비영리시설이라고 하더라도 비영리시설에 종사하는 개개인은 ‘경제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합니다.
  

4. 결론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여 2016. 8. 12. 시행되는 공동주택관리법은 공동주택에 설치하는 어린이집의 임대료 등에 관한 사항을 관리규약으로 정하도록 규정하였습니다. 공동주택관리법이 시행됨에 따라 가정어린이집의 임차인은 조금이나마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관리규약에 따라 그 보호범위가 달라질 수 있고, 동법이 적용되지 않는 비영리시설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인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