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임연체의 힘

명도닷컴 정민경 변호사

안녕하세요. 명도닷컴의 정민경변호사입니다. 임대차계약에서 해지 사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이면서도 강력한 것은 바로 차임연체입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차임연체가 가져오는 법률상 불이익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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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乙은 2014. 11.경 A 소유 건물 중 일부를 임차하여 고시원영업을 시작하였습니다. 2015. 1.경 건물의 소유자가 甲으로 변경되었고, 甲은 재건축을 목적으로 건물 내 임차인에게 임대차계약을 해지한다고 알렸습니다. 乙은 건물의 전 소유자로부터 5년의 영업은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1억 원의 권리금을 전 임차인에게 지급하였기에 큰 충격을 받았고, 甲이 일부 보상을 해준다는 이야기에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4개월의 월차임을 납부하지 않았습니다.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甲은 乙을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乙은 임차인으로서 어떠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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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계약갱신요구권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는 5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2013. 8. 13. 개정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 보증금액을 초과하는 임대차계약에도 계약갱신요구권을 적용하도록 함으로써 2013. 8. 13. 이후 최초로 체결되거나 갱신되는 모든 상가건물의 임차인은 5년간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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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예외의 경우가 있습니다. 그 예외에 관하여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은 아래와 같이 명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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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를 할 수 없는 첫 번째 사유가 바로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 사실이 있는 경우’입니다. 과연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현재’의 사실이어야 하는지, 아니면 ‘과거’의 사실도 포함되는 것인지 논란이 있지만, 해지에 관하여 동법 제10조의 8에서 ‘3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 민법 제640조에서 ‘2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로 규정하였다는 점과 임대차계약의 신뢰관계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들과 달리 규정한 ‘연체한 사실’에는 ‘과거’의 사실도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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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라서 3기 차임액에 달하는 차임 연체 사실이 존재하는 경우, 임차인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2.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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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5. 13.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면서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에 관한 규정이 신설되었습니다. 2015. 5. 13.을 기준으로 존속하는 임대차계약에 모두 적용되고,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 상가건물에 관한 임대차계약에도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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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즉, 2015. 5. 13.부터 상가건물 임차인은 자신이 지급하였던 시설, 영업권 등에 관한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아래와 같은 예외가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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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외 사유 중 첫 번째가 바로 제1항에서 언급했던 계약갱신요구권의 예외 사항입니다. 따라서 3기의 차임액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임차인은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받을 수 없습니다.

     
3. 부속물매수청구권

 민법 제646조는 건물 기타 공작물의 임차인이 임대인으로부터 매수하거나, 그 사용의 편익을 위하여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이에 부속한 물건이 있는 때에는 임대차의 종료시에 임대인에 대하여 그 부속물의 매수를 청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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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판례는 공작물의 소유 등을 목적으로 하는 토지임대차에 있어서 임차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이 해지된 경우에는 임차인은 임대인에 대하여 민법 제283조, 제643조 에 의한 매수청구권을 가지지 아니한다(대법원 2003. 4. 22. 선고 2003다7685 판결)고 판시함으로써 차임을 연체하는 등 임차인의 과실로 임대차계약이 해지된 경우에는 임차인의 부속물매수청구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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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즉, 상가건물 임대차계약에서 3기의 차임을 연체하여 임대차계약이 해지된 경우에 임차인은 부속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다만, 판례의 취지에 비추어 보았을 때, 3기의 차임을 연체한 사실은 있으나, 임차인의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해지된 것이 아닌 때에는 부속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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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유익비 또는 필요비 상환청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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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법 제626조는 임차인이 필요비, 유익비를 지출한 경우 이를, 유익비의 경우 현존가치증가에 한하여,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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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현실에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원상회복약정’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 경우 판례는 건물의 임차인이 임대차관계 종료시에는 건물을 원상으로 복구하여 임대인에게 명도하기로 약정한 것은 건물에 지출한 각종 유익비 또는 필요비의 상환청구권을 미리 포기하기로 한 취지의 특약이라고 볼 수 있어 임차인은 유치권을 주장을 할 수 없다(대법원 1975. 4. 22. 선고 73다2010 판결)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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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욱이 원상회복약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민법 제626조 소정의 유익비라 함은 임차인이 임차물의 객관적 가치를 중가 시키기 위하여 투입한 비용이고 필요비라 함은 임차인이 임차물의 보존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이라는 것이 판례의 입장인바(대법원 1980. 10. 14. 선고 80다1851 판결), 임차인이 영업을 위하여 한 공사는 유익비 또는 필요비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유익비 또는 필요비 상환청구권은 임대차계약에서 그 실효성이 없다할 것입니다.

     
5. 결론

 위 사례에서 乙은 차임연체만 하지 않았다면 5년 동안 계약갱신요구를 할 수 있음은 물론 권리금 회수기회도 보호받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임차인에 대한 법의 보호는 자신의 의무를 다 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많은 임차인들이 영업이 어렵거나, 건물주가 변경되거나, 재건축이 진행되거나 소송이 진행되는 등 혼란한 상황이 발생하면 차임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사회적 약자인 임차인을 특별히 보호하지만, 의무를 다하지 않은 임차인까지는 보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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