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납처분압류와 유치권(2)

명도닷컴 정민경 변호사

 
  안녕하세요. 명도닷컴의 정민경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지난 이야기에 이어 2014. 3. 20. 체납처분압류와 유치권의 성립에 관한 전원합의체판결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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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반대의견의 검토

 반대의견은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제3자가 채무자로부터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 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그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등 참조)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라는 점을 전제로 국세징수법에 따른 체납처분압류에 처분금지의 효력이 있다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민사집행절차에서의 압류의 효력과 달리 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즉, 경매절차에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유치권을 취득하는 것이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체납처분압류 후에 유치권을 취득하는 것은 체납처분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된다고 보는 것이 이론적으로 모순이 없다는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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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대의견의 경우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이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함에도 불구하고 경매개시결정 이후에 유치권을 취득한 유치권자는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의해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기존의 대법원 판례가 타당하다는 것을 전제로 체납처분압류도 압류와 동일하게 처분금지효를 가지므로 체납처분압류 후 유치권이 성립하는 경우 유치권자는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판단함으로써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에도 불구하고 유치권자가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는지 여부와 집행절차상 안정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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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판례의 검토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은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과 이론적인 합리성 중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여부에 따라 그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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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수의견은 경매개시결정 이후에 유치권을 취득한 유치권자는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의해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이론을 인정하면서도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 체납처분압류는 경매개시결정과 다른 절차라는 판단을 한 것이고, 반대의견은 매수인이 유치권을 부정할 수 있는 실정법상의 근거가 없는 한 단지 법적 안정성을 이유로 유치권의 효력을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체납처분압류도 실정법이 정하는 압류의 효력에 의해 유치권자는 매수인에 대항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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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은 동조 제3항이 지상권·지역권·전세권 및 등기된 임차권은 저당권·압류채권·가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는 경우에는 매각으로 소멸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치권 취득시기에 대한 언급 없이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하여 달리 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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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대하여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에 따르면 경매절차의 매수인은 유치권의 부담을 그 유치권의 취득시기에 관계없이 인수한다고 볼 수 있을 뿐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없다고 하면서 법적 안정성과 정의의 관점에서 합목적적 해석에 따라 유치권 제도의 폐해를 제거하는데 필요한 범위 내에서 유치권의 취득시기를 제한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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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동법 제92조 제1항은 제3자는 권리를 취득할 때에 경매신청 또는 압류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경우에는 압류에 대항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는바, 유치권은 유치권의 성립요건을 갖춘 후에야 비로소 취득하게 되므로 제91조 제5항은 제92조 제1항에 의해 제한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따라서 경매개시결정 이후에 유치권을 취득한 유치권자가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는 것은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에 의한 것이지 법적 안정성과 정의의 관점에서 합목적적으로 해석할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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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히려 다수의견은 체납압류결정 후 유치권이 성립한 후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공매절차와 경매절차가 동시에 진행된 사안에서 공매절차의 매수인과 경매절차의 매수인의 지위가 달라질 수 있고, 이 경우 공매절차의 매수인에게 유치권자가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반대의견이 보다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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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에서 가압류등기가 되어 있을 뿐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는 처분행위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다19246 판결 참조)를 근거로 이에 대한 검토 없는 반대의견은 이론적 근거가 없다는 취지로 비판하고 있으나, 이는 체납처분압류가 가압류와 유사하다고 보는 관점을 전제로 하는바, 그렇게 해석하기 위해서는 국세징수법상 체납처분‘압류’가 아닌 체납처분‘가압류’가 가능하도록 법률이 개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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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견으로 유치권 취득의 요건이 되는 점유이전을 단순히 사실행위로 판단할 수는 없고, 가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의해 그 후에 취득한 유치권의 효력도 부정되는 것이 논리적 일관성이 있다고 보나, 다수의견이 근거로 삼는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 또한 중요하다는 점에서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이 ‘경매신청 또는 압류’에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가압류 이후 취득한 유치권의 경우 대항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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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우리 법이 체납처분‘가압류’가 아닌 체납처분‘압류’를 할 수 있도록 정하는 이상 압류의 효력을 법적 안정성을 이유로 달리 해석하는 것은 오히려 법적 안정성을 해치는 것이고 합목적적 해석의 한계 범위를 넘는 해석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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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결론

  다수의견을 따르자니 ‘압류’의 효력을 편의에 따라 해석하게 되고, 반대의견을 따르자니 유치권이라는 제도가 형해화될 수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존재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사건 판례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이 사건 판례는 현실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고려하여 내린 결론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유치권이라는 법정담보물권을 보호하다보니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다양하게 발생하여 부득이 ‘법적 안정성’이나 ‘신뢰’라는 이유를 통해 각종 판례들이 나올 수밖에 없었고, 그러한 판례들이 법률 규정과 이론의 모순을 가져오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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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문에 유치권에 관한 개정의 논의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 사건 판례가 논의한 내용 또한 유치권제도가 개정됨으로써 모두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오랜 시간 논의된 유치권 제도의 개선이 언제쯤 법률에 반영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이상 한 동안은 이 사건 판례에 따라 유치권의 대항력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