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인도고지절차와 강제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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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도닷컴 정민경 변호사

 
안녕하세요. 명도닷컴의 정민경변호사입니다. 명도업무를 많이 다루는 명도닷컴은 집행관의 집행절차에 관한 주제가 화두가 되곤 하는데요, 오늘은 민사집행법상 규정이 없는 ‘부동산인도고지절차’와 인도고지절차시 집행관의 개문여부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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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사집행법 총칙

  민사집행법은 총칙, 강제집행, 담보권 실행 등을 위한 경매, 보전처분 등 총 4개의 편으로 나누어 각 절차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습니다. 총칙은 강제집행, 담보권 실행 등을 위한 경매, 보전처분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민사집행절차 모두에 적용되는 내용을 규정합니다.

  즉, 민사집행법의 목적, 집행실시자, 집행법원, 방식, 집행관의 권한, 참여자, 송달, 즉시항고, 이의신청, 취소, 집행비용의 예납, 담보제공, 공탁, 재판적 등 일반적인 민사집행절차를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인도고지절차가 문제되는 집행력 있는 정본에 의한 강제집행에 관하여만 이야기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2. 강제집행 절차

  집행문이 있는 판결정본을 집행력 있는 정본이라 말하고, 여기에는 확정된 종국판결뿐만이 아니라 가집행의 선고가 있는 종국판결도 해당합니다. 일반적인 명도소송을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임대인이 임차인에 대한 건물명도소송에서 승소하여 임차인이 판결문을 송달받고 2주안에 항소하지 않으면 승소판결은 확정되어 확정된 종국판결이 되지만, 항소한 경우 가집행 선고가 있는 종국판결이 됩니다.

  판결정본 및 집행문, 송달증명원을 발급받아 관할 집행관사무실에 강제집행신청을 하게 되면, 담당집행관은 1주 정도 후에 부동산인도고지일을 지정합니다. 부동산인도고지절차를 실무상 ‘계고’라고 부르나 민사집행법상 ‘계고’절차를 규정하고 있지 않고, 행정대집행법에서 정하는 계고와는 그 성질이 다르다는 점에서 ‘계고’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 하다고 봅니다.

  부동산인도고지절차에서 집행관은 채무자(임차인)을 방문하여 주거는 2주, 상가는 1주의 유예기간이 도과하면 언제든지 집행될 수 있음을 고지합니다.

 
3. 부동산인도고지절차에 관한 규정의 부재

  부동산인도집행 실무상 집행관은 채무자에게 ‘유예기간’을 부여하는 부동산인도고지절차를 반드시 거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손해액이 증가하는 채권자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는 절차인데요, 민사집행법 어디에도 강제집행에 있어서 ‘유예기간’을 부여하는 절차를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에서 ‘부동산의 인도집행에서는 채권자가 바로 단행하도록 요구하는 경우는 별도로 하고, 제1회의 기일에는 채무자에 대하여 인도를 최고하는 것에 그치고, 당사자의 사정을 고려하여 인도의 유예기간을 주는 취지로 다음 기일을 정하는 방법도 허용된다’(법원행정처,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 Ⅲ, 법원행정처, 2014, 557쪽 참조)고 기재하여 두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실무에서 집행관은 채권자가 단행하여 줄 것을 요청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동산인도고지절차를 의무적으로 밟고 있습니다. 그 이유에 관하여는 2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하나는 부동산인도집행의 특성상 채무자의 주거나 생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 그 안정을 도모하기 위함이고, 다른 하나는 점유관계를 확인하기 위함입니다. 채권자가 집행비용을 모두 예납하고 집행을 하기 위해 집행장소에 도착해보니 점유자가 변경되었다면 집행은 불가능해지고, 채권자가 납부한 집행비용 중 일부를 돌려받을 수 없게 됩니다. 이러한 점에서 부동산인도고지절차의 필요성은 인정된다할 것입니다.

  부동산인도고지절차로 인하여 고지를 받고 채무자가 점유를 바꿀 수 있지 않느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으나, 채무자는 재판에서 패소함으로써 이미 강제집행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언제든지 점유를 변경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채무자가 점유권을 한 번 변경하였다면 부동산인도고지절차를 생략한 채 단행하여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할 것입니다.

  결국 채권자의 금전적 손해와 채무자의 주거 및 생계 안정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의 문제일 것입니다. 다만, 이렇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 절차를 법이 아닌 집행관사무실 내규나 관행으로 진행한다는 것에 의문이 따를 뿐입니다.

4. 부동산인도고지절차에서 강제개문이 가능하지 여부  

 부동산인도고지절차 조차 법률에 규정이 없는데 부동산인도고지절차에서 집행관이 강제로 개문하고 점유를 확인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규정이 있을 리가 만무할 것입니다.

  결국 법률해석상 부동산인도고지절차에서 민사집행법 제5조가 정하는 집행관의 강제력을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됩니다. 민사집행법 제5조에 의하면 집행관은 집행을 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채무자의 주거, 창고 그 밖의 장소를 수색하고, 잠근 문과 기구를 여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부동산인도고지절차가 집행절차인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합니다.

  부동산인도고지절차는 채권자의 강제집행신청에 의해 부동산인도집행의 과정에서 밟는 하나의 절차이고, 집행관이 채권자로부터 비용을 받고 출장하여 유예기간을 고지하고 집행조서를 작성하는 절차입니다.

  부동산인도고지절차에 관하여 유일하게 설명해 놓은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법에 의하더라도 제1회의 기일에는 채무자에 대하여 인도를 최고하는 것에 그치고 당사자의 사정을 고려하여 인도의 유예기간을 주는 취지로 다음 기일을 정하는 방법도 허용된다고 설명하고 있는바, 이는 부동산인도집행의 한 방법에 해당합니다. 이에 의하면 민사집행법 제5조에 의해 집행관의 강제력 사용이 가능하다 할 것입니다.

  다만, 이 부분은 집행개시여부와 관련하여 채무자의 주거에 임하여 임의변제를 최고한 정도로서는 아직 집행의 개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법(법원행정처,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 Ⅰ, 법원행정처, 2014, 257쪽 참조)과 다소 충돌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부동산인도고지를 임의인도를 최고하는 절차로 해석할 경우 집행개시에 해당하지 않아 집행관이 강제력을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부동산인도고지절차의 목적을 단순히 임의인도를 최고하는 절차가 아니라 점유권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라고 본다면 집행개시가 있었다고 보아야 하고, 부동산인도고지절차 전 집행개시의 요건을 모두 갖추는 것이 타당합니다.

  부동산인도고지절차를 집행개시 전 최고절차로만 해석한다면 이미 재판의 결과를 알고 있어 언제든지 강제 집행될 수 있는 사실을 알고 있는 채무자를 지나치게 보호하고, 채권자에게 법률에 규정 없는 임의의 절차를 강요하는 형태가 되어 집행관이 채권자의 단행요구를 거부하는 것은 위법한 집행이 될 우려가 있습니다.

 
5. 결론

  부동산인도고지절차에서 강제개문이 가능하지 여부의 문제는 결국 ‘부동산인도고지절차’라는 법률에 없는 절차가 추가됨으로써 발생한 문제입니다. 일반 금전채권의 집행과 달리 부동산인도집행은 특성상 판결이 선고되고 다소 빠른 시간 안에 강제집행신청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채무자는 강제집행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부동산인도고지절차가 필요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동산인도집행의 또 다른 특성상 주거나 생업의 안정에 극단적인 영향을 미치고 강제집행에 많은 비용이 소모되지만 회수가 어렵다는 점에서, 적어도 채무자가 강제집행의 시기를 예상할 수 있도록 고지할 필요가 인정되고, 더불어 채권자의 입장에서도 채무자가 스스로 부동산을 인도하여 강제집행 비용을 절약하고 점유자가 바뀌어 강제집행비용을 손실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집행개시의 방법으로서 부동산인도고지절차는 채권자, 채무자 모두의 이익을 보호는 절차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만, 이와 같이 채권자와 채무자 모두의 이익에 직결되는 절차가 법률이 아닌 내규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집행절차의 안정성을 매우 불안정하게 하는바, 이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