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인의 법적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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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도닷컴 정민경 변호사

  안녕하세요. 명도닷컴의 정민경변호사입니다. 최근 보증금이 증가함에 따라 임차인들이 전대를 주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할 경우 저렴한 보증금 대신 위험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전차인의 법적지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 합니다.

  
[사례]

   甲은 사우나를 운영하기 위해 A건물을 임차하였습니다. 甲은 사우나 내부에 마사지, 이발, 매점 등을 운영할 전차인을 모집하였고, 마침 마사지샵을 운영하기 위한 상가를 알아보던 乙은 보증금이 저렴한 사우나 내부에 마사지샵을 오픈하는 것이 비용이 적게 들고, 사우나 운영기간 동안 영업을 보장한다는 甲의 제안에 2년의 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전대차기간의 만료를 앞두고 甲은 갑자기 갱신거절을 통지하여 왔습니다. 乙은 甲에게 어떤 주장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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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임대인의 동의 없는 전대의 금지

   민법 제629조는 임차인은 임대인의 동의 없이 그 권리를 양도하거나 임차물을 전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면서 이를 임대차계약의 ‘해지사유’로 명시함으로써 임차권의 양도 및 전대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임대차계약은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계약관계라는 점에서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임차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하는 것은 임대차계약의 목적에 반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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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특별법인 주택임대차보호법 및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도 반영이 되어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전대한 경우 묵시적 갱신이나 갱신요구권 등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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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즉, 임대인의 동의 없는 전차인은 임차인(전대인)과 채권관계가 있을 뿐, 임대인에게 어떠한 항변도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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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임대인의 동의를 얻은 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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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법 제630조와 제631조는 임대인의 동의를 얻은 전대의 전차인의 의무와 권리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습니다. 임대인의 동의를 얻은 전대차계약의 경우 임대인이 임차인과 체결한 임대차계약 범위 내에서 그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전차인 또한 임대인에 대해 직접적으로 그 의무를 이행하여야 합니다. 즉, 전차인이 임차인(전대인)에게 차임을 지급하였으나, 임차인(전대인)이 임대인에게 차임을 지급하지 않았을 경우 전차인은 임차인(전대인)에게 이미 차임을 지급하였다고 항변할 수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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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특별법의 적용여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3조는 전대차관계에 대한 적용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습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3조 제1항에 언급된 조항은 계약갱신요구 등(제10조), 계약갱신의 특례(제10조의 2), 차임연체와 해지(제10조의 8), 차임 등의 증감청구권(제11조), 월차임 전환시 산정률의 제한(제12조)으로 전차인이 보호되는 부분은 극히 제한적입니다. 무엇보다 대항력, 우선변제권, 권리금회수기회보장 등 임차인 보호를 골자로 하는 주요 규정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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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례의 경우 乙이 임대인의 동의를 얻은 전차인이라면 甲에게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가 보장하는 5년의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임대차계약기간의 만료를 앞에 두고 있다면 임대인에게도 甲을 대위하여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甲이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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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임차인(전대인)의 채무불이행

   민법 제638조는 임대차계약이 해지의 통고로 종료된 경우 임대인의 동의를 얻은 전차인에 대해서도 그 사유를 통지하여야만 전차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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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임차인(전대인)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해지사유가 발생한 경우 판례는, 민법 제638조 제1항, 제2항 및 제635조 제2항 에 의하면 임대차계약이 해지 통고로 인하여 종료된 경우에 그 임대물이 적법하게 전대되었을 때에는 임대인은 전차인에 대하여 그 사유를 통지하지 아니하면 해지로써 전차인에게 대항하지 못하고, 전차인이 통지를 받은 때에는 토지, 건물 기타 공작물에 대하여는 임대인이 해지를 통고한 경우에는 6월, 임차인이 해지를 통고한 경우에는 1월, 동산에 대하여는 5일이 경과하면 해지의 효력이 생긴다고 할 것이지만 민법 제640조에 터잡아 임차인의 차임연체액이 2기의 차임액에 달함에 따라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을 해지하는 경우에는 전차인에 대하여 그 사유를 통지하지 않더라도 해지로써 전차인에게 대항할 수 있고, 해지의 의사표시가 임차인에게 도달하는 즉시 임대차관계는 해지로 종료된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다55860 판결)고 판시함으로써 전차인은 임대차계약 범위 내에서만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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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결론

    전차인은 임차인에 비해 무척이나 열악한 지위에 있습니다. 보증금이 적은 대신 부담할 위험이 크다는 점에서 전대차계약을 체결할 경우 그 득실을 명확히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득이 전대차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면 임대인의 동의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전대차계약 기간 동안 임차인이 의무를 잘 이행하고 있는지 감시하여야 하며, 임대차계약기간을 기억하여 갱신요구권 행사기간 내 갱신요구를 하는 등 스스로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