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명도, 명도닷컴의 정민경변호사입니다. 경매절차에서 소액임차인에게는 일정금액의 보증금이 배당되는데요, 채권자들이 그 배당에 이의를 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첫 번째 이유는 경매절차 직전에 입주한 임차인이 최우선변제금을 노린 가장임차인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채무자가 채무초과상태에서 체결한 임대차계약은 사해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소액임차인이 체결한 임대차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그 취소의 범위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사례]

甲은 乙의 유일한 재산인 광명시 소재 A건물에 관하여 2009. 3. 16. 채권최고액 1억 5천만 원으로 하는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하였습니다. 乙은 2013. 3. 5. 丙과 보증금 2,500만 원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고, 丙은 2013. 3. 18. 전입신고를 마치고 확정일자를 받았습니다. 이후 2013. 5. 22. A건물에 대한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었고, 소액임차인인 丙에게 2,000만 원이 배당되자 甲은 이에 대해 이의하였습니다. 丙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당시 A건물에는 甲의 근저당권 이외에 丁 은행의 채권최고액 1억 2천만 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고, A건물의 감정평가액은 2억 5천만 원입니다. 丙은 최우선변제금인 2,000만 원을 배당받을 수 있을까요?

1. 소액임차인의 일정보증금에 대한 최우선변제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소액임차인이 동법 제3조 제1항의 요건(인도 및 주민등록)을 마친 경우 보증금 중 일정액을 최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소액임차인이란 동법 시행령이 정하는 보증금 이내의 임차인을 의미합니다.

  우선변제 받을 보증금 중 일정액의 범위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에서 정하고 있고, 그 금액은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증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개정된 시행령 전에 담보물권을 취득한 자에 대해서는 종전의 규정을 따르도록 하여 담보물권자의 신뢰를 보호하고 있습니다(각 시행령 부칙 참조).

즉, 사례의 경우 丙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시점은 2013. 3. 5.이지만 담보물권자인 甲은 2009. 3. 16.에 담보물권을 취득하였으므로 2009. 3. 16. 당시 시행중이던 시행령이 적용됩니다.

  2009. 3. 16.에는 2008. 8. 21.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이 적용되고, 광명시(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수도권 중 과밀억제권역에 해당)의 경우 보증금액이 6,000만 원 이하인 임차인이 소액임차인이고, 그 중 2,000만 원이 최우선변제금액이 됩니다.

2. 사해행위 성립여부

  사해행위는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행한 채무자의 법률행위를 의미하고, 민법 제406조는 채권자가 이를 취소하고 원상회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채권자를 해한다는 것은 채무자의 재산적 법률행위로 말미암아 채무자의 채무총액이 적극재산의 총액을 초과한다는 것(대법원 1962. 11. 15. 62다634 판결 참조)을 의미합니다.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기 위한 요건은 상당히 복잡하지만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채권자가 자신의 금전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채무자가 재산의 감소를 알면서 한 법률행위를 취소할 수 있는데, 그 법률행위의 상대방(이익을 얻은 자) 또는 전득자(이익을 얻은 자로부터 이익을 얻은 자)가 법률행위 당시에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사례의 경우 甲은 채권자이고, 채무자 乙과 丙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이 재산의 감소를 일으키는 법률행위인지 문제가 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의 소액보증금 최우선변제권은 임차목적 주택에 대하여 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된 채권, 조세 등에 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있는 일종의 법정담보물권을 부여한 것이므로(대법원 2003. 9. 5. 선고 2001다66291 판결 참조), 채무자가 채무초과상태에서 채무자 소유의 유일한 주택에 대하여 위 법조 소정의 임차권을 설정해 준 행위는 채무초과상태에서의 담보제공행위로서 채무자의 총재산의 감소를 초래하는 행위가 되는 것이고, 따라서 그 임차권설정행위는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된다(대법원 2005.05.13. 선고 2003다50771 판결)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사례에서 A건물은 乙의 유일한 재산이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당시 채권최고액 총 2억 7천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고 이는 A건물의 감정가 2억 5천만 원을 상회하는 금액인바 乙은 채무초과 상태에서 임차권을 설정함으로써 채무자의 총재산의 감소를 초래하는 행위를 하였습니다.

  단, 여기서 중요한 것은 ‘채권최고액’이 곧 ‘채무액’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단순히 채권최고액의 합이 감정가를 상회한다고 하더라도 근저당권의 특성상 실제 채무액은 그 보다 적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위 사례의 경우 주어진 내용만으로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다음 이야기에서 사례 내용을 추가하여 사해행위의 취소 범위에 관하여 이야기를 이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