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자를 당사자로 한 소송(2)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명도, 명도닷컴의 정민경변호사입니다. 지난 이야기에서 사망한 자를 당사자로 하여 상속인을 찾는 것까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상속인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후 진행 절차에 관하여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합니다.

​[사례]

甲은 단독주택 A를 공매를 통해 낙찰 받았습니다. A건물의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살펴보니, 乙은 1995. 8. 경 A건물 중 지하 일부에 관하여 보증금 4,000만 원으로 하는 전세권을 설정하였고, 丙은 2001. 9.경 乙의 전세권에 가압류를 설정하였습니다. 그러나 A건물 중 지하 일부에는 1995. 6.경 전입신고를 마치고 확정일자를 받은 丁이 1995. 6.부터 거주하여 왔고, 丁은 乙이 누구인지 전혀 모른다고 진술하였으며, A건물 1층에 거주하며 1995. 8.경 보증금 7,000만 원으로 하는 전세권을 설정한 戊은 자신도 보증금 7,000만 원을 지급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습니다. 즉, 乙의 전세권은 甲이 인수하여야 하는 권리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반환할 보증금이 없는 등기만 남아있는 전세권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甲은 전세권설정등기를 말소하기 위해 乙과 丙에 대하여 전세권말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乙과 丙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경우 甲은 전세권설정등기의 말소를 누구에게 청구하여야 할까요?

3. 상속인 없는 상속재산의 귀속

  민법은 상속인의 존부가 분명하지 아니한 경우에 관하여 제1053조, 제1056조 내지 제1058조에서 상속인의 존재를 확인하고 상속재산이 국가에 귀속되는 절차를 정하고 있습니다.

위 규정에 따르면 상속인의 존부가 불분명한 경우, ① 상속재산관리인을 선임하고 이를 공고한 후 ② 3월내에 상속인의 존부를 알 수 없으면 관리인은 일반상속채권자와 유증 받은 자에 대하여 일정 기간(2월 이상) 내에 그 채권 또는 수증을 신고할 것을 공고하여야 합니다. 이 기간이 경과하여도 상속인의 존부를 알 수 없는 때에는 ③ 법원은 관리인의 청구에 의하여 상속인이 있으면 일정한 기간(1년 이상) 내에 그 권리를 주장할 것을 공고하여야 하고, 그 기간 내에 상속권을 주장하는 자가 없으면 ④ 가정법원은 피상속인과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자, 피상속인의 용양간호를 한 자 기타 피상속인과 특별한 연고가 있던 자의 청구에 의하여 상속재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분여할 수 있으며 ⑤ 분여되지 아니한 상속재산은 국가에 귀속합니다.

4. 대한민국을 피고로 한 당사자표시정정

  사례에서 甲은 乙의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제적등본 등 모든 서류를 확인해보아도 상속인을 찾을 수 없었고, 결국 ‘대한민국’을 피고로 하여 당사자표시정정신청을 하였습니다.

  대한민국을 당사자로 하여 소송을 제기하면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소송수행자가 지정되는데, 사례에서 지정된 수송수행자는 민법 제1053조 내지 제1058조에 따른 절차를 밟지 않았으므로 乙의 전세권이 대한민국에게 귀속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대한민국에 대한 소는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민법 제1053조 내지 제1058조에 따른 절차를 밟아야 한다면 원고는 적어도 1년 5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됨은 물론, 상속재산관리인을 선임하는 과정에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상속재산관리인에게는 보수청구권이 인정되는데, 乙의 전세권은 허위의 전세권이어서 관리인에게 보수를 지급할 재산이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하는 경우 상속재산관리인 선임이 기각되곤 합니다.

5. 사례의 검토

  사례의 경우 전세권이 허위인지 여부보다 대한민국에게 전세권말소를 구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되었습니다. 즉, 민법 제1053조 내지 제1058조 규정이 상속인이 없다는 사실이 명백한 경우에도 적용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이에 관하여 법원 민법 제1053조 내지 제1058조에 의한 상속재산 귀속절차는 상속인의 존부가 불분명한 경우에 거쳐야 하는 절차이고, 상속인이 없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귀속절차 없이 국가에 귀속된다고 해석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즉, 사례와 같이 민법 제1000조가 정하는 상속인의 순위에 따른 직계비속, 직계존속, 형제자매, 4촌 이내의 방계혈족이 존재하지 않는 피상속인의 경우라면 상속인이 없음이 인정되는 경우로서 민법 제1053조 내지 제1058조의 상속재산 귀속절차 없이도 국가에 상속재산이 귀속된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甲의 대한민국에 대한 전세권등기말소 소송은 그 적법성이 인정되었습니다. 乙의 전세권은 허위이고, 허위가 아니더라도 보증금반환채권을 10년 동안 행사하지 않음으로써 소멸되었으므로 전세권등기는 말소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당사자가 사망한 경우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요, 법적 절차로 상속인을 찾을 수 있고, 상속인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 판결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만,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경매의 경우 이는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