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시효가 도과된 관리비와 임대차보증금의 상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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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명도닷컴의 정민경 변호사입니다.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인에 대해 가지는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일정 금액의 보증금을 수령합니다. 임대차계약이 종료되면 임대인은 임차인이 미지급한 차임, 관리비, 원상회복비용 등 임차인의 채무를 공제한 나머지 보증금을 반환합니다. 임대차계약 기간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월차임과 관리비 등의 소멸시효가 도과한 경우 임대인은 보증금과의 상계를 주장할 수 있는지 문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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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甲은 A상가의 소유자이고, 乙은 A상가에 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임차인입니다. 甲과 乙의 임대차계약은 10년 이상 유지되었으나, 그 기간 동안 乙은 임대차계약이 시작된 초기부터 약 5년분의 월차임과 관리비를 미지급하였습니다. 보증금을 넉넉하게 받아 두었던 甲은 乙이 너무 오랜 기간 월차임과 관리비를 지급하지 않자 11년이 되던 해 임대차계약을 해지하였습니다. 甲이 명도소송을 제기하자 乙은 월차임과 관리비의 소멸시효가 도과되었다는 것을 근거로 보증금반환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이에 甲은 상계 주장을 하였는바, 甲의 주장은 받아들여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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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월차임, 관리비채권의 소멸시효
  민법 제163조 제1호는 이자, 부양료 급료, 사용료 기타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금전 또는 물건의 지급을 목적으로 한 채권은 3년으로 소멸시효가 완성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월차임과 관리비는 이 중 ‘사용료’에 해당하여 그 채권을 행사하지 않은 채 3년이 도과되면 소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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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체차임, 관리비채권의 당연공제 여부
  연체차임과 관리비채권이 보증금에서 당연히 공제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판례는 다소 충돌되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05. 9. 28. 선고 2005다8323 판결은 임대차계약에 있어 임대차보증금은 임대차계약 종료 후 목적물을 임대인에게 명도할 때까지 발생하는, 임대차에 따른 임차인의 모든 채무를 담보하는 것으로서 그 피담보채무 상당액은 임대차관계의 종료 후 목적물이 반환될 때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별도의 의사표시 없이 보증금에서 당연히 공제되는 것이므로 임대인은 임대차보증금에서 그 피담보채무를 공제한 나머지만을 임차인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함으로써 당연공제 입장을 취하고 있는 반면에,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다49608 판결은 임대차보증금이 임대인에게 교부되어 있더라도 임대인은 임대차관계가 계속되고 있는 동안에는 임대차보증금에서 연체차임을 충당할 것인지를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으므로, 임대차계약 종료 전에는 연체차임이 공제 등 별도의 의사표시 없이 임대차보증금에서 당연히 공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다49608 판결이 있기 전 많은 하급심은 대법원 2005. 9. 28. 선고 2005다8323 판결을 근거로 하면서도 당연공제 된다는 판단과 당연공제 되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으로 그 해석이 달랐습니다.
  이후 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2다75055 판결은 심리불속행된 사건이라 판결이유는 없지만, 1심에서 소멸시효에 해당하여 공제가 불가능하다는 판결을 취소한 2심판결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7. 24. 선고 2012나2025 판결을 그대로 인용하였습니다. 2심판결은 위 대법원 2005. 9. 28. 선고 2005다8323 판결을 인용하면서 보증금에서 당연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소멸시효와 관계없이 당연공제 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대법원이 ‘당연공제’를 인정한 판결로 해석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다49608 판결은 ‘당연공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명백히 밝히면서 원심에서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이 그 완성 전에 상계할 수 있었던 것이면 그 채권자는 상계할 수 있다는 민법 제495조를 적용한 부분에 관하여 차임채권이 제3자에게 양도되었기 때문에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다49608 판결의 이유를 보면, ‘임대차계약의 종료 이전에 임대차보증금에서 이 사건 차임을 공제한다는 의사표시가 있었음을 인정할 자료를 찾아볼 수 없을 뿐 아니라’는 표현이 존재합니다. 이는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과 연체차임 및 관리비 채권이 공제되는 것은 민법상 ‘상계’의 법률행위이고 그렇다면 상계의 법리에 따라 해석하여야 한다는 판단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즉, 임대차보증금에서 임차인의 채무가 당연공제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대법원이 ‘상계’법리를 적용하여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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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검토
  현재의 대법원 판례를 검토해 보았을 때, 당연공제 여부는 두 가지 해석이 모두 가능합니다. 다만, 판례의 시간적 변화를 비추어 보았을 때, 임대차보증금에서 공제되는 임차인의 채무는 ‘상계’법리에 따라 해석하려는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차임채권이 제3자에게 양도되지 않고 그대로 임대인이 차임채권 가지고 있을 경우 민법 제495조가 적용될 수 있을지 여부는 상계법리를 어떻게 해석하고, 임대차보증금의 특성을 얼마나 반영할 것인지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