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자 아닌 임대인의 부동산인도청구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명도, 명도닷컴의 정민경변호사입니다. 임대차계약은 일반적으로 소유자와 임대인이 일치하나, 가끔 부동산의 소유자로부터 허가권, 사용권 등을 얻어 제3자에게 임대를 주는 형태도 존재합니다. 그 실질적 구조는 전대차계약과 동일합니다. 임대인과 제3자 사이의 계약이 기간만료, 해지사유의 발생 등으로 종료되었을 때, 임대인은 소유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제3자에게 부동산의 인도를 직접 구할 수 있을까요? 이번 이야기에서는 ‘채권적 청구권에 기한 부동산 인도 청구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사례] 甲은 국가 소유의 건물 중 A점포에 관하여 국가로부터 사용권을 취득하여 관리하면서 乙과 보증금 1,000만 원, 월차임 100만 원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그러나 乙은 3기 이상의 월차임을 연체하였고, 甲은 乙에게 임대차계약 해지를 통고하였습니다. 乙이 A점포의 인도를 미루는 과정에서 甲과 국가 간의 A점포에 관한 사용기간이 종료되었습니다. 甲은 乙에게 A점포를 인도할 것을 청구하는 동시에 월차임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1. 채권적 청구권 채권은 당사자 중 일방이 상대방에게 어떠한 행위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고, 물권과 달리 제3자에게는 이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A라는 물건의 소유자는 모든 사람에게 A물건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으나, B라는 대여금반환채권의 채권자는 특정 채무자에게만 그 대여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즉, 물권은 모든 사람에게 주장할 수 있는 권리인 반면에 채권은 특정 상대방에게만 주장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전세권과 임차권의 차이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전세권은 ‘물권’으로 등기함으로써 모든 사람에게 전세권을 주장할 수 있지만 임대차계약에 의한 임차권은 ‘채권’으로서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임대인에게 그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사례는 소유자가 아닌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부동산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지, 즉 물권이 아닌 채권에 기하여 부동산인도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 문제가 됩니다. 2. 소유자 아닌 임대인의 부동산인도청구 가부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甲은 乙에게 부동산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임대차계약 관계에 있어서 甲은 임대인, 乙은 임차인의 지위에 있고, 乙은 임대차계약에 따라 甲으로부터 A점포를 인도받아 사용하였으므로 해지 사유가 발생하여 임대차계약이 해지된 이상 乙은 甲에게 A점포를 인도할 의무가 발생합니다. 즉, A점포의 소유자가 누구인지, 甲에게 A점포의 사용권이 존재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임대차계약이라는 채권관계에 의하여 甲은 乙에게 부동산인도청구권이라는 채권적 청구권을 가지게 됩니다. 이는 ‘불법점유자’에 대한 부동산인도청구와 구별됩니다. 불법점유자는 ‘소유권’을 방해하는 자이므로 소유자가 아닌 ‘임대인’은 불법점유자에게 부동산인도청구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없습니다. 만약 사례의 乙이 임대차계약 없이 A점포를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는 불법점유자라면 甲은 대위명도소송을 별론으로 하고 乙에게 부동산인도청구를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3. 甲의 乙에 대한 월차임 청구의 가부 사례의 甲이 乙에게 월차임을 청구하는 부분은 조금 다른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甲은 소유자가 아니고, 사용권도 없다면 A점포에 대한 어떠한 권리도 가지지 않으므로 乙에게 그 사용에 관한 비용을 청구할 권리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甲은 乙에게 사용권이 존재하였던 기간 동안의 월차임을 청구할 수는 있지만 사용기간이 종료된 이후의 월차임을 청구할 수는 없다할 것입니다. 4. 결론 임대차계약은 소유자가 아닌 자도 임대인이 되어 계약을 체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소유자가 아닌 자는 임대차계약에 따라 임대차목적물을 임차인이 사용할 수 있도록 인도하여줄 수 없기 때문에 그런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것뿐입니다. 이것이 채권이 가지고 있는 자유로움이고, ‘계약자유의 원칙’과 연결되는 것이 아닐까합니다. 한편,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는 이상 계약체결에 있어서 항상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
작성일 : 2016.11.04